▲별로 먹음직스럽지 않은 장산집 보리밥백반맛객
서울에 올라와서 이해할 수 없는 메뉴가 백반이었던 적도 있었다. 밥, 국, 김치와 몇 가지 반찬들. 특별한 요리도 아닌 그저 집에서 늘상 먹고 살았던 음식 아닌가. 그걸 돈 주고 사먹는 사람들까지도 이해가 안됐다. 적어도 짜장면이나 만두 정도는 되어야 사먹을 맘이 생기는데….
그런데 그게 아니다. 백반은 집 밥이 그리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그래 집에서 먹던 반찬들과 가까운 맛일수록 더욱 더 즐거운 식사시간이 된다. 그게 바로 백반의 일미다. 그렇기에 백반에는 보편타당성 있는 재료가 들어가야 하고 외식이라는 특별함보다는 집 밥처럼 부담 없는 편안함이 있어야 한다.
값 비싼 한정식을 매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함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대가 남도 음식기행을 떠난다면 한 끼 정도는 백반으로 식사하기를 권한다. 지역의 특산물을 맛보거나 유명한 집의 일품요리를 맛보기도 촉박한 일정인 줄은 안다. 하지만 남도의 정과 진정한 손맛을 느끼는데 백반만한 게 또 있으랴.
수저로 떠먹던 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