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에 암 병원을 명시하고 낙하산 인사 중단하라"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의학원지부, 과기부 앞 노숙농성

등록 2007.03.13 13:15수정 2007.03.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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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를 향해 규탄 함성을 지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
과학기술부를 향해 규탄 함성을 지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보건의료노조
꽃샘추위도 한층 누그러졌지만,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의학원지부 조합원들에게는 아직도 봄이 오지 않고 있다.

원자력의학원지부 소속 노조원 50여명은 12일 오전 11시 30분 과학기술부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반쪽짜리 정관에 암 병원을 명시하고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진남희 원자력의학원지부장은 "현재 과학기술부는 암 병원을 정관에서 삭제하고 그 기능과 역할을 모호하게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구조조정의 칼날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관에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장에 직원의 신분을 겸할 수 없다고 명시해 낙하산 외부인사를 초대원장으로 세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 연구센터, 방사선비상진료센터가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공공기관인 만큼 공공적 정관을 제정해 공공이사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유지현 서울지역본부장은 "원자력의학원지부의 투쟁은 병원을 똑바로 세우는 올바른 과정이다"고 말했다.

'단결투쟁가'를 부르며 규탄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지역본부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리는 14일 낮 12시에 과학기술부 앞에서 '정관에 암 병원 명시' '낙하산 인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집중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했다.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의학원지부의 요구가 담긴 플랜카드
보건의료노조 원자력의학원지부의 요구가 담긴 플랜카드보건의료노조
현재 원자력의학원은 작년 5월25일 홍창선 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22명이 방사선 및 방사선동위원소 이용 진흥법 일부 개정을 통해 원자력의학원 독립 법안을 발의하면서 12월26일 독립이 확정됐다. 이에 원자력의학원은 병원, 연구센터, 방사선비상진료센터 세 조직으로 독립하게 됐다.

이에 대해 원자력의학원지부는 세 조직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설립준비위원회에 지부의 참관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과학기술부는 독립된 의학원의 설립목적 및 조직.업무.집행에 관한 규정(정관) 중 목적조항에 '암 병원'을 삭제했고, 사업조항에 '그 밖에 암 병원 등 의학원의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만 명시했다.

원자력의학원지부는 "이런 조항은 앞으로 병원에 대한 무리한 체질개선이나 축소, 분리, 이관, 폐쇄 등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정관에 '암 병원'의 존재와 기능을 명확히 명시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규탄집회에는 원자력의학원지부 외에 서울지역본부 다른 지부들도 함께 했다.
이날 규탄집회에는 원자력의학원지부 외에 서울지역본부 다른 지부들도 함께 했다.보건의료노조
이날 열린 집회에는 서울지역의 다른 지부 간부들도 참여해 투쟁에 힘을 실었다.

서울지역본부 각 지부는 과학기술부에 항의팩스를 보내는 등 이 투쟁에 함께 나서고 있다. 또한 원자력의학원지부 투쟁 승리를 위한 보건의료노조 본조-본부-지부 대책회의가 상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규탄집회 후, 원자력의학원지부는 과학기술부 앞에서 노숙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원자력의학원지부는 지부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노숙농성 투쟁과 함께 전 직원 사이버 투쟁과 순환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과학기술부가 끝까지 조합원들의 요구를 거부한 채 낙하산 인사로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장을 결정한다면, 원자력의학원지부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출범하는 27일 신임원장 출근 저지는 물론, 간부 집단 삭발투쟁을 전개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프레시안, 민중의소리, 노원시민신문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프레시안, 민중의소리, 노원시민신문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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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부터 노원에 살고, 20살 때부터 함께 사는 세상과 마을을 위해 글쓰고 말하고 행동하고 음악도 하는 활동가 박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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