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추위에 터져버린 물 호스에서 분수처럼 물이 뿜어 나오고 있다.전희식
뜻하지 않은 봄추위와 함께 함박눈이 내렸다. 어제 새벽에 밖을 내다봤더니 온 세상이 하얀 눈 세상이었다. 날씨는 얼마나 추운지 마루에 선 내 맨발이 금새 얼어붙는 것 같았다. 수은주를 봤더니 영하 7도. 이건 완전히 '도로겨울' 날씨였다.
봄이 너무 일찍 왔다고 호들갑을 떨던 사람들을 혼내려는 것일까? 봄을 시샘해서일까? 3월 12일 날씨치고는 너무 춥다.
싸리비로 마당을 쓸었다. 집 밖 길에는 쌓인 눈이 참 애매했다. 7∼8센티미터쯤 되어 보이는데 눈을 치울까 말까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마음을 정했다. 낮에 어차피 눈이 녹기야 하겠지만 그 사이에 이쪽으로 올라오는 차라도 있으면 비탈길에 곤란할 것 같았다.
모자에 목도리까지 하고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게 양 갈래로 눈을 치는데 동네 아랫집까지 근 500미터나 되는 길을 혼자 눈을 치우다 보니 금새 땀이 배는 것 같았다. 아랫집 사람들이 아직 안 일어났는지 그 집 골목은 물론 마당에 발자국조차 없었다.
다시 다음 아랫집까지 200여 미터나 더 눈을 밀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