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형제애를 보이는 '스코필드'와 '링컨'수퍼액션
편안한 휴식을 취해야 할 연휴를 TV앞에서 '얼음'이 되어 보내게 했던 외화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쇼생크탈출>이나 <광복절특사>를 연상케 하는 탈옥 이야기다. 진부할지도 모르는 주제이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치밀한 구성, 탁월한 연기력으로 역대 어느 탈옥 영화보다 우수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천재 건축가인 주인공 '스코필드'는 부통령의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 받고 수감된 형 '링컨'을 구출하기 위해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고 형과 같은 감옥에 수감된다. 여기까지는 <태극기 휘날리며>류의 형제애를 다룬 드라마가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권력의 중심인 부통령의 거대한 음모가 드러나면서 의혹은 꼬리를 물게 되고 초반부까지 눈을 떼지 않고 몰입한 시청자라면 마지막 탈출에 성공하는 장면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기 힘든 중독의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프리즌브레이크>는 몸에 새긴 문신을 이용해 철옹성 같은 교도소를 빠져나가는 '스코필드'의 활약과 억울하게 살인누명을 쓰게 된 '링컨'과 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모종의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줄거리의 커다란 축으로 삼고 있다. 스코필드를 도와주거나 동반 탈출을 시도하는 동료 수감자들의 이야기들은 다양성과 박진감을 더 해준다.
1편부터 시즌1의 마지막편인 22편까지 한 호흡도 떨어뜨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계산된 스토리와 치밀하게 짜여진 설정은, 긴 시간을 집중해야한다는 부담 때문에 드라마와 같은 시리즈물을 선호하지 않는 30~40대 까탈 시청자들마저 TV앞에 잡아 두기에 이르렀다. 무모해 보였던 수퍼액션의 22시간 연속방송이 '지나치다'라는 세간의 우려를 깨고 대성공을 거둔 것도 다 이런 이유이다.
곁다리로 시청한 나, 석호필의 매력에 빠져
22시간 풀타임을 졸린 눈에 입에는 독한 커피를 부어가며 <프리즌브레이크>에 갇혀 있던 남편과는 달리 나는 잠 잘 자고, 먹을 밥 먹고, 할 일 해가며 띄엄띄엄 들여다 본 곁다리 시청자였다. 하지만 곁다리 시청자도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장면이 있었으니 그것은 요즘 여성들에게 새로운 완소남(완전소중한남자)으로 떠오르고 있는 '석호필'의 넓적한 등짝과 드넓은 가슴 그리고 탄탄한 양 팔에 아름답게 새겨진 문신이었다.
한국이라면 대중목욕탕에도 들어가지 못 할 몸이겠지만 완소남 '석호필'의 문신은 그야말로 한 폭의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넓적한 등짝에서는 대천사 가브리엘과 루시퍼가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는가 하면 강인한 양쪽 팔엔 멋진 고대 글씨와 그림이 뱀처럼 휘감겨 있다. 문신 속에 숨겨진 도면을 가지고 탈옥을 시도하는 '석호필'을 보고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 무슨 죄수가 저렇게 착하고 이지적이며 잘생기기까지 했더란 말이냐….'
감탄과 동시에 공감을 얻고 싶은 생각으로 여기저기 <프리즌브레이크>동호회를 기웃거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바야흐로 '미드족(族)', '미드폐인'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