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투조금구'의 문양을 아시나요?

[서평] 한국전통문양집 11권 '새' <새무늬>

등록 2007.03.15 14:46수정 2007.03.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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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국전통문양집 11권 ‘새’ <새무늬>.

한국전통문양집 11권 ‘새’ <새무늬>. ⓒ 안그라픽스

<새무늬>에는 우리의 전통 새 문양들이 한 장 한 장 담겨 있다. 맨 앞 쪽에는 두 개의 부적이 있다. 하나는 세 마리의 새를 나란히 세운 것인지, 머리가 셋인 새인지 모를 새가 꼿꼿이 서 있다. 그리고 또 한 장의 부적은 '신응화위삼두출남해중삼재소멸축귀부(神鷹化爲三頭出南海中三災消滅逐鬼符)'라는 글귀가 들어가 있는데, 역시 머리가 셋인 새가 그려져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문양이 있다. 삼족오가 아로새겨진 '금동투조금구(金銅透彫金具)'다. 문양의 기묘함과 세련됨에 매료된다. 백자진사봉황문항아리(白磁辰砂鳳凰紋壺, 조선시대, 50쪽), 백자진사송학문항아리(白磁辰砂松鶴紋壺, 조선시대, 112쪽), 봉황무늬 사각대(鳳凰紋四角臺, 고구려시대, 77쪽), 비금운문(飛禽雲紋, 고구려시대, 142쪽), 주작기(朱雀旗, 조선시대, 134쪽), 청자음각앵무문대접(靑磁陰刻鸚鵡紋, 고려시대, 162쪽), 청화백자매조문항아리(靑華白磁梅鳥紋梅壺, 조선시대, 168쪽) 등등 한 장 한 장 넘기다 멈칫멈칫 멈추며 골똘히 들여다보게 하는 문양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이 책은 새의 전통 문양만 모아놓았다. 목차는 봉황 무늬, 학 무늬, 기타 무늬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앞쪽에 새무늬와 관련한 해제적 성격의 글이 들어 있다. 고분벽화와 고분에서 발견된 유물에서 주로 많이 그려진 새의 유형은 우선 사신도 중에 주작과 봉황이 있으며, 그밖에 특이한 인수조신(人首鳥身)이나 수수조신(獸首鳥身)이 있는가 하면, 독특하게 생긴 상상의 새도 나타나고, 생활인물도에서는 실제의 새인 까마귀 등이 등장하고, 천상도에서는 신선이 타고 있는 학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주작은 부채 같은 두 날개를 위로 펼치고 입에는 자색(紫色)의 구슬을 물었으며, 세 갈래로 된 오색영롱하고 긴 꼬리는 마치 공작새처럼 뒤로 힘있게 뻗쳤다. (19쪽)

'학'은 예전부터 '태양새'이며 장생을 상징하는 새이다. 이와 함께 '구름'은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에 '운학(雲鶴)'은 '학수(鶴壽)'라 해석한다고 한다. 고려시대의 '청자상감쌍학문합(靑磁象嵌雙鶴紋盒)', '청자양각봉황문항아리(靑磁陽刻鳳凰紋壺)' 등에 있는 문양을 본다.

그러고 보니 문양 중에 '운학문'이 꽤 많다. 조선시대에도 '청화백자운학문접시(靑華白磁雲鶴紋)', '청화백자운학문항아리(靑華白磁雲鶴紋壺)', '운학문 후수(雲鶴紋後綬)', '청화백자운학문병(靑華白磁雲鶴紋甁)' 등에서 이러한 문양들을 다시 발견하게 한다.


조선시대 문인화나 민화 속의 새들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 한 마리가 연잎에 앉아 있는 연당(蓮塘) 그림은 '일로연과(一鷺蓮菓)'이지만, '일로(一鷺)'를 '일로(一路)'로 '연과(蓮菓)'를 '연과(連科)'로 풀이하면 '한 걸음에 향시(鄕試)와 전시(殿試)를 연속해서 등과(登科)'함을 뜻하게 된다.

조선 초기 작품 '청화백자 매조문호(靑華白磁梅鳥紋壺)'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여기에 그려진 새는 '팔가조(八哥鳥)'인데 이 새는 까마귀의 일종으로 부모가 늙으면 모이를 물어와 봉양하는 습성을 가진 새라고 한다.


a 비금운문(飛禽雲紋).

비금운문(飛禽雲紋). ⓒ 1995 안그라픽스.

이 책의 표지에도 나와 있는 문양은 고구려 시대의 '비금운문'인데, 신비하면서도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느낌이다. 아름다운 선의 유영을 보는 듯하다. 비금 앞뒤의 바람이랄까 구름이랄까 이런 동선들 사이사이에도 비금의 형상들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 지은이: 안상수 / 펴낸날: 1995년 10월 1일 / 펴낸곳: 안그라픽스

덧붙이는 글 * 지은이: 안상수 / 펴낸날: 1995년 10월 1일 / 펴낸곳: 안그라픽스

한국전통문양집 11 - 새무늬

안상수 지음,
안그라픽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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