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출신이라 관심" - "특별한 건 없다"

26일, '선배' 박근혜 맞은 서강대 학생들의 표정

등록 2007.03.27 11:54수정 2007.03.27 11:54
0
원고료로 응원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70학번 박근혜입니다. 전자공학과 학생들은 끝나고 다 남으시죠. 직속 후배들하고 기념사진 한 장 찍겠습니다."

특강을 위해 26일 모교를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학교와 후배들에 대해 각별한 친근감을 나타냈다. 서강대 이냐시오 강당에서 열린 박 전 대표의 강연은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많은 청중들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서강대 광고에 모델료를 받지 않고 출연하면서 모교의 표심을 '자극'한데 이어 이 날 강연에서도 서강대 상징인 '알바트로스' 정신을 강의의 주제로 삼으며 학교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모교를 방문한 유력 대권 주자에 대한 서강대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모교 출신이라서 특별한 것 없다... 그래도 관심이 더 생긴다"

많은 학생들이 지나 다니는 도서관 앞길에는 '서강 출신' 박근혜 전 대표의 강연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강 출신'이라는 단어가 재학생들에게 특별한 감흥을 주는 것 같지는 않았다. 강연이 있었던 26일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모교 출신'이라는 사실을 박 전 대표에 대한 자신의 지지 여부와 연관짓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영미어문 전공 이새미(03학번)씨는 "박근혜 전 대표가 우리 학교 출신이라서 다른 정치인보다 더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더 지지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특강 안내 펼침막
박 전 대표 특강 안내 펼침막김정현
국문과에 재학 중인 박용규(01학번)씨는 "'모교 출신'과 같은 피상적 정보들이 박 전 대표에 대한 판단을 방해하는 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사학과 하병회(01학번)씨는 "(박 전 대표가) 지금처럼 유력하게 대권 주자로 거론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는 점에서 "(모교 출신인) 박 전 대표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강연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중문과 김상일(05학번)씨와 프랑스문화 전공 남지우(06학번)씨는 "강연을 보고 나니 보다 친근하고 비전이 느껴졌다"면서 "마음이 기울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경제학과 조성욱(04학번)씨와 영미문화 전공 김형준(02학번)씨는 "정치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기대했는데, 강연이 생각보다 밋밋하고 딱딱해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병두 총장 "박근혜 전 대표는 '모교의 자랑'"

이날 박 전 대표의 강연에는 손병두 서강대 총장과 박홍 서강대 이사장 등 많은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손 총장은 직접 연단에 나서 박근혜 전 대표를 '모교의 자랑'이라고 소개하는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영수 서강대 사무처장(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서강대의 표어를 패러디해 "근혜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근혜의 자랑이어라"라는 표현으로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강연에 참석한 학교 관계자들의 우호적 표현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이것이 박 전 대표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이 행사는 학교 측이 아닌 서강정치학회에서 주관하는 행사"라며 "학교 측은 대선 주자에 관련한 어떤 정치적인 입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정현
행사를 주최한 이정진 서강정치학회 회장(한림대 교수)은 "박근혜 전 대표뿐만 아니라 여러 서강대 출신 정치인을 초빙해 알바트로스 정신과 한국 정치에 대한 의사를 듣고자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강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메일 주소 유출 의혹 총동문회 "사실무근, 특정 후보 지지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학교 방문과 관련해 작은 논란도 있었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이메일 주소를 박 전 대표 팬 사이트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강대 총동문회는 관계자를 통해 "동문회에 주소록 신청서를 내면 직장 관련 주소를 받을 수는 있지만, 박 전 대표의 팬 사이트에 이메일 주소를 넘긴 바 없다"며 "총동문회 차원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돕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학교 측과 등록금 투쟁을 벌이고 있는 총학생회 측은 이 날 박 전 대표의 강연에 대해 별 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3. 3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4. 4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5. 5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