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무 사회자와 이미영 사회자기륭분회
신부와 함께 투쟁하고 있는 이미영씨와 구로공단에서 만난 후배 정찬무씨, 남녀 공동 사회로 예식을 진행하였다.
아주 짧은 주례사 시간에 형식과 내용을 놓치지 않고 재치있게 말씀하신 주례선생의 말씀이 이날 '같기도' 결혼식의 재미를 더했다.
"이건 주례사도 아니고 정치연설도 아녀, 이건 주례사도 아니고 정치연설도 아녀…."
신랑신부가 처음 인연을 맺은 곳은 민주노동당 금천지역위원회에서였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신부가 기륭전자 농성 천막을 밤새워 지킬 때 신랑이 자주 찾아간 것이 결혼으로 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주례는 지역의 최고 선배 격인 최규엽 위원장(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 위원장)이 제격이다. 워낙 빼어난 말솜씨로 알려진 분이었지만, '같기도' 결혼식이라고 사전교감도 없었는데, 내용과 형식을 넘나들며, 대중연설 솜씨로 길눈이 말씀을 이어갔다.
"결혼식 끝나고 오늘 한미FTA 반대 국민대회에 꼭 참석하라"고 말씀을 시작하더니…, 부부간의 한 달 총화를 통해 반성하는 시간을 꼭 가지도록 하라고 당부하더니…, 이성 간의 사랑과 가족 간의 사랑보다 귀한 동지간의 사랑을 설파했다. 나아가 유관순 누님 말씀을 하시면서 사회와 역사를 바꾸면서 이루는 '사회정치적 생명'까지 설파하시니….
여기가 사회운동의 철학과 자세를 강연하는 곳인지 결혼식장인지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다. 하객들은 누구도 지루해 하지 않고 아주 즐겁게 들었다는 거∼ 그러니 '이건 주례사도 아니고 정치 연설도 아녀'하는 '같기도' 결혼식의 전형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