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단식농성? 봄맞이MT 왔냐"

29일 오전 당 최고위서 단식 의원들 비난... 범여권 "국익 위한 일인데"

등록 2007.03.29 16:16수정 2007.03.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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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MT단식, 대선캠프 단식, 쇼쇼쇼 단식 이제 그만하라."

이례적으로 "(한미FTA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을 도와줘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며 한미FTA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전여옥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한미FTA 졸속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인 의원들을 연일 비난했다. 의원뿐만 아니라 단식농성장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최고위원은 천정배(민생정치모임) 의원과 임종인(무소속) 의원의 농성장 사진을 보여주며 "단식장에 정수기와 난방기까지 있다, 쇼를 위한 불법시설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막 안에 방명록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무선주전자가 있다, 방명록에 서명받는 것은 대선 캠프가 아니냐"며 천 의원의 농성장 시설물을 하나하나 가리켰다.

"여기 대형텐트가 두 개 있는데다가 뒤에 꼬마텐트까지 있다. 게다가 여기는 엠프시설에 마이크시설까지 다 되어있다. 이거 봄맞이 맞아 MT 온 것 아닌가. 여기서 한곡 뽑고 술 마시면서 노곤하면 들어가서 자고 이러는 것 아닌가."

이어 전 최고위원은 "전직 장관했을 때 다 입 다물고 있으면서 오히려 은근히 'FTA는 필요하다'라는 말까지 했다"며 "단식장에 있을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갈등과 고뇌와 싸워가며 협상하고 있는 이 나라의 공무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말 쇼 그만하라, 요새 CM에서도 쇼라고 하는데 국회에서까지 이렇게 쇼를 해야하냐"고 덧붙이자 일부 의원들은 "본인도 쇼라고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권영세 최고위원도 "FTA자체는 반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단식농성을 하는 것은 분명히 쇼"라며 "김근태 의원은 어제 '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쇼라도 해야된다'고 말했는데 우리가 비난하는 것은 그것이 국민들을 위한 쇼가 아니라 본인 자신의 얕은 이익을 위한 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

범여권 "국익 위한 일인데 저주의 언어 남발하나"

이 같은 비난에 당사자인 천정배 의원과 열린우리당은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천정배 의원실은 '전여옥 의원의 자상함이 국익과 민생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하며'라는 논평을 내고 "전 의원이 찬바람 맞으며 밤을 보내기 위해 갖다놓은 텐트까지 '봄맞이 엠티용'이라고 지적해주는 자상함을 베풀고 있다"며 "이런 세심함도 좋지만 더 바람직한 것은 졸속으로 추진되는 한미FTA가 우리 국익과 민생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끼칠 것인지에 대해 공부하고 견해를 밝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 의원실은 "전 의원이 집권을 꿈꾸는 한나라당의 최고위원이라면 손가락만 볼 것이 아니라 가리키는 달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있기를 바란다"며 "국익과 민생이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전여옥 의원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국익을 위한 충정을 이해해야 한다"며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저주의 언어를 남발할 것이 아니라 단식 과정을 성숙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한미FTA에 원칙적 찬성만 할 뿐 정확한 입장을 내지 않는 입만 산 '노 컨텐츠' 정당"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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