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은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광주시교육청 담당 장학사 발언 논란

등록 2007.03.30 09:22수정 2007.03.3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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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광주시교육청 전경.

광주시교육청 전경. ⓒ 자료 사진

"성폭행은 학교폭력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광주 지역에 충격을 던져준 광주 모 중학교 여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광주시교육청의 입장을 묻는 생방송 도중 광주시교육청의 한 장학사가 이 같은 취지로 말했다.

29일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된 광주 평화방송 시사프로그램 <함께하는 세상 오늘>에 출연한 광주시교육청 장학진흥과 인성교육팀 장호 장학사는 성폭행 사건을 접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언론에서도 피해자를 생각해서 그런 일을 상세하게 다루지 말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모방 범죄가 생길 수도 있고 또 피해 학생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시교육청의 대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성교육팀에서 학교폭력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이런 문제는 별개로 다뤄지기 때문에 보건담당 장학사가 피해자 보호 등의 문제로 성폭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예방교육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성폭행이 학교폭력의 범주에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은데 '학교폭력'은 곧바로 처리되지만 '성폭행 사건'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처리)할 수 없다"며 "성폭행 사건은 학교폭력의 범주에서 벗어나 별개로 다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박선화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상담실장은 "학교 안팎에서 빚어지는 성폭행에 대해 학교 폭력으로 볼 것인가, 안 볼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다는 게 우습다"며 "청소년 문제가 집단으로 이뤄지고 있고, 또래 집단에서 몇 개월째 이뤄지고 있었음에도 학교에서 전혀 몰랐다는 것이 굉장히 놀랍다"며 담당 장학사의 학교폭력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꼬집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학교폭력이란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성폭행과 폭력, 왕따 등 모든 유·무형의 폭력이 포함되며 일선 학교를 지도, 감독해야 할 교육청 관계자가 '학교폭력'과 '성폭행'을 별개로 구분 짓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선균 기자는 광주 평화방송 보도국 기자며 광주시교육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김선균 기자는 광주 평화방송 보도국 기자며 광주시교육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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