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침대 위에 장난스럽게 개어 놓은 수건이승철
마케루스 산을 출발한 우리 일행은 곧장 요르단의 수도 암만으로 향했다. 산정을 벗어나자 곧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고원지대라 어두운 밤의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가는 버스운행이 위험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버스는 안전하게 암만 시내의 호텔에 도착했다.
밤이 늦어 저녁부터 먹기로 하고 식당으로 향했는데 우리들이 이용할 식당 옆의 좀 더 넓은 곳에서는 결혼 피로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암만 시내 어느 재력 있는 사람의 잔치인지 하객들도 무척 많아 보인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침실로 올라갔다. 그런데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일행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침대 위에 예쁜 사람의 다리가 보인 것이다.
"아니 저게 뭐야?"
일행은 사람의 다리 모양에 정말 놀란 모양이었다. 그러나 우리들을 놀라게 한 것은 엉뚱하게도 커다란 수건이었다.
"거참! 이 사람들 별걸 다 가지고 사람을 놀라게 하네."
그러나 놀란 건 잠깐이고 재미있는 발상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수건의 모양이 상당히 기발했기 때문이다. 수건을 그냥 개거나 펼쳐놓은 것이 아니라 사람의 다리모양으로 접어서 침대 위에 올려놓은 것이었다.
그것도 재치가 넘치는 장난스런 모양이다. 엎드린 자세로 무릎을 뒤로 구부려 두 발 뒤꿈치를 엉덩이에 대고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호텔에서는 손님들을 잠시라도 즐겁게 해주기 위하여 정성을 들여 멋을 부린 것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