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큰 소리'로 혼내지 마세요

야단치기 전, 아이 생각을 듣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등록 2007.04.05 16:28수정 2007.04.0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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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말썽 피운다고 혼나고는 심기가 불편한 녀석.^^ 아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말썽'이라고 생각해 큰 소리를 친다면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력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말썽 피운다고 혼나고는 심기가 불편한 녀석.^^ 아이들의 행동을 무조건 '말썽'이라고 생각해 큰 소리를 친다면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력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 장희용

한창 짓궂을 나이, 네 살 아들 녀석이 언젠가 두루마기 화장지를 방바닥으로 '획~' 집어던지고는 '쭈욱~' 잡아당기면서 뭔가 열심히(?) 하더군요. 당연히 엄마한테 말썽피운다고 큰 소리로 혼났죠. 그랬더니 녀석이 하는 말.


"말썽 피운 거 아니야. 낚시 한 거란 말이야!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잉! 낚시? 제가 녀석에게 "낚시한 거였어?" 하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화장지 획~ 던지는 게 무슨 낚시냐고 물었더니, 녀석이 후다닥 뛰어가더니 다시 화장지를 가지고 와서는 "봐봐? 이렇게 던지면 물고기가 물어. 그럼 이렇게 잡아당기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어" 하는 겁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고 물었더니, "내가 생각했어" 하는 겁니다. 순간, 미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녀석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창의적' 생각과 행동을 한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고 저와 아내는 무조건 녀석의 행동에 대해 '말썽'이라고 단정하고는 '큰소리'를 쳤던 겁니다.

이처럼 한창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고집을 부리거나 엉뚱한 행동, 또 잦은 말썽을 부리는 등 엄마 아빠 속을 박박 긁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결국 인내의 한계점을 넘어선 엄마와 아빠는 큰소리를 내지요. 하지만 큰소리가 절대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큰소리를 내면 아무리 어린 아이라 해도 어른들이 자기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다 느낀다고 합니다. 자칫 반항심도 더 커질 수 있고, 또 자기 행동에 대한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전에 이를 큰소리로 묵살함으로써 자기표현 능력도 떨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아이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고요.


서로 존중하는 대화 속에서 더 멋진 아이로 성장할 것!

a 큰소리가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아이들을 혼내기 전에 먼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등 대화를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큰소리가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아이들을 혼내기 전에 먼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등 대화를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장희용

다들 아시겠지만, 제일 좋은 자녀교육은 '존중과 대화'입니다. 그런데 이게 솔직히 알고는 있어도 실천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소리로 했다가도 결국 큰소리가 나오기 마련이죠. 그래서 말인데, 화가 나면 바로 그 자리서 화난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한 10분이라도 아이 없는 곳에 가서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일단 마음을 진정하세요.


절대 감정적으로 아이를 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잠깐 자리를 피한 후 아이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 줄 건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난 후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 그래야 말하는 부모나 받아들이는 아이 모두 마음의 상처 없이 옳고 그름에 대한 것을 전달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또 한 가지는 평소 사소한 일까지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 겁니다. 자잘한 잔소리보다는 경계를 정해 놓고 그 범위를 벗어났을 때만 따끔하게 혼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아이도 '정해진 원칙을 어기면 엄마한테 엄청 혼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다음부터 그 원칙을 지키려 애쓰게 됩니다.

내 아이가 민주적인 아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멋진 존재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면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대화법을 실천해 봄이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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