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차의 몸체라...' 한 뜻은?

<다반사> 이은 혜우스님의 두번째 책 <찻물기행>

등록 2007.04.07 11:28수정 2007.04.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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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인 전남 순천시 비룡면 비촌초교 자리에 '혜우 덖음차 제다 교육원'을 열고 있는 혜우스님이 <혜우스님의 찻물기행>이란 책을 냈다. 이는 지난해에 낸 최초의 제다법 소개서인 <혜우스님의 다반사>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차 전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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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롱출판사

'물은 차의 몸체'(<다신전>)라 했듯 차 살이에 있어서 차를 우려내는 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물이 어떠하냐에 따라 똑 같은 차도 향, 색, 맛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신전> 등 옛 차책을 보면 물이 나는 장소와 토질, 물이 흐르는 모양과 방향, 물을 취하는 시각, 물의 기질 등 물의 자연환경과 입지조건 및 우주질서와의 관계를 섬세히 따져 물의 품격을 나눴다. 따라서 모름지기 차인(茶人)이라 하면 '차에 좋은 물'의 기준을 늘 염두에 두고 그 물을 찾아다니기에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난개발과 오염으로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마셔왔던 대부분의 샘물들이 자취를 감췄고 물을 사마셔야 함은 물론 외국물을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물은 우리 몸을 이루는데 75%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식물은 물론 동물의 몸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물은 우리 체질을 이루고 심성을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차를 마시는 일에 있어서 차의 질을 우선 감각각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차의 향이라 할 수 있다. 차에는 향, 색, 맛의 3요소가 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잘 발현시켜주는 것은 차를 우려내는 물이다. 그래서 선조들은 물을 '차의 몸체'라 했다. 차는 '그 몸체에 담긴 혼' 정도가 될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몸체, 영혼을 잘 담아내는 자질이 잘 갖추어진 몸체가 있어야 차 생활이 원만해 진다.

요즘 웰빙시대를 맞아 차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차를 잘 우려내 제대로 차를 음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차 자체의 질만 따지는 경향이 있다. 우려낸 차의 질을 좌우하는 물의 역할에 대해서는 관심이 가 닿는 정도가 아직 덜하다.

<혜우스님의 찻물기행>은 이런 고민에 대한 대답의 빗장을 열어주고 있다. 이 책은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 제1장은 차의 맛과 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물에 관한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서술했으며, 제2장에서는 찻물로 우수한 샘물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샘을 찾아 아직도 잘 보존되고는 있는지, 그 물맛이 정말 찻물로 적합한지 알아보고, 샘물마다 각기 다른 차맛의 성품들을 장소의 역사성과 더불어 기술했다.

더불어 제시한 '샘물 분석 성분표'는 이제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수많은 미네랄 성분 중 어떤 것이 차맛을 가볍고 무겁게 하는지, 또는 차향이 어떻게 발현되게 하는지 알아 볼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또 되도록 접근하기 쉬운 샘들을 선택하여 차인들이 찾기에 편리하게 했으며, 샘물마다 각기 다른 성분 분석표를 제시하여 후학들로 하여금 샘물에 있는 미네랄 성분들과 차의 성분들과 연관관계를 연구하는데 자료가 되도록 했다.

찻물기행 - 혜우스님의

혜우 지음,
초롱,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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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창간발의인, 문화부 기자, 여론매체부장, 논설위원 역임. 곡성 산절로야생다원 대표.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 소장. 철학박사(서울대 교육학과,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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