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을 잘해야 한다는 약속김선태
4월 8일 일요일 오전 9시 40분쯤 젊은 부부가 남자 아이 두 명을 데리고 입장을 하였다. 그 부모는 입장을 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주의사항을 읽게 하고, ‘어린이박물관에서의 약속’이라는 글을 같이 보면서 입장하면 지켜야 할일을 말해주었다.
지금까지 봐온 많은 입장객들 중에서 이렇게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면서 관람을 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었기에 다른 사람들과 달리 눈에 띄었던 것이다. 어린이 박물관으로 올라간 지 약 10여분 뒤 아버지가 큰 아이(초등학교 2학년)를 데리고 내려왔다. 아버지는 입구에 써 붙인 약속판 앞으로 아들을 데리고 가서 손으로 가리키면서 ‘다섯 번째 약속 : 미끄럼을 타거나 뛰어 다니지 마세요, 일곱째 약속 : 전시물을 만져본 후 제 자리에 놓아 주세요’를 다시 읽게 하고 나서 “이제 잘 지킬 것이지?”하고 다짐을 받은 뒤에 데리고 올라가는 것이었다.
내가 이곳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말경이었으니 꼭 1주년이 된 셈이지만 그 동안에 처음 보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몇 번이나 관람객들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였고,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일일이 설명을 해도 그런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기만 했다. 어떨 때는 “이런 것 치우고 정리하는 것은 여기 계시는 분들이 하는 일이 아니에요?”라는 말까지 듣기도 했고 ‘이런 것도 하지 않고 무엇을 하는 사람들이냐?’는 식의 비난의 눈총을 받기도 해왔었다. 그래도 나는 꾸준히 깨우치려고 노력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