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지아라는 동북요리. 매운걸 잘 못 먹는 아이들이 먹기엔 괜찮더라고요.박병순
"어, 등뼈다. 이 요리 이름이 뭐야?"
"짱구지아."
"근데 감자탕으로 먹으면 더 괜찮겠는 걸. 이거 사다가 한번 해볼까?"
"이 걸로? 해보는 건 머라 안 하는데 이미 이렇게 간이 되어 있어서 맛이 날까?"
"그래도 괜찮을 거 같은데. 저녁에 형님(시누이)네 식구들도 부르자."
"누나네도? 오호∼ 자신이 있나 보네."
"당연하지."
워낙 감자탕을 좋아해 '짱구지아'라는 요리를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가웠던지 호들갑을 떨며 남편한테 자신 있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흥분을 가라앉히자 '내가 너무 오버했나? 한번 해 보고 맛이 괜찮으면 그 담에 초대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짱구지아를 먹어보니 한약제 등을 넣고 같이 삶아서 그런지 냄새도 괜찮았고, 이미 푹 삶아져 있기 때문에 오래 삶지 않아도 돼 오히려 더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나름 맛있게 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전에 감자탕을 직접 요리해 볼 생각으로 시장에 가서 등뼈를 찾아보았지만 매번 실패를 했습니다. 중국말이 서툴러 아줌마들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된 점도 있고, 살을 다 발려서 뼈만으로 국을 끓여 먹기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의 음식문화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시장에서 등뼈 사기를 포기했었지요.
먼저 집에 가져 온 등뼈를 살짝 삶아 첫 번째 물을 버렸습니다. 그리곤 다시 물을 붓고 감자와 김치, 파, 고춧가루를 넣고 끓여 감자가 익을 때쯤 들깻가루를 뿌려주었습니다. 드디어 완성. 요리시간은 20분도 채 걸리지 않은 초스피드 '감자탕'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