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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에 키스를 당한 젊은 아가씨의 표정과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훔친 키스' 또한 마찬가지여서, 프라고나르는 젊은 연인들의 가벼운 연애를 훔친 키스 연작으로 그렸다. 이 그림 속의 남자는 애인일 수도 있겠지만, 놀라 당황한 여자의 표정에서나 활짝 열고 들어오지 못하고 문턱에서 키스를 하는 것으로 볼 때 왠지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하게 한다. 여인의 숄이 걸쳐져 있는 의자를 치우고 세탁기를 그려놓은 광고의 상상력은 예술이라 불러도 좋을 듯싶다.
신고전주의의 창시자이자 많은 화가들에게 영감을 선사한 다비드 이후 프랑스 미술계는 신고전주의의 대가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와 낭만주의의 수호자 외젠 들라크루아의 각축장이 되었다. 다비드의 수제자인 앵그르는 스승보다 더 고전에 충실하여 전통적인 회화기법을 옹호하면서 "소묘야말로 진짜 미술이다"라고 강조한다.
당시 들라크루아와 제리코는 회화의 기본요소로서 지성과 사생법 대신에 감정과 색채를 중시하며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에 앵그르는 당시 낭만주의자의 영웅 루벤스를 "플랑드르의 푸주간 주인"으로, 들라크루아를 "인간의 탈을 뒤집어 쓴 악마"라 혹평하며 낭만주의에 대항하여 보수주의자의 대변인을 자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