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기 회장님의 스토커가 되겠습니다"

파업투쟁 100일 앞둔 시사저널 노조, 사측과 전면전 돌입

등록 2007.04.10 16:45수정 2007.04.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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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투쟁 100일째를 향하고 있는 시사저널 노동조합이 정희상 신임 노조위원장 체제로 바뀌면서 사측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노조는 10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본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가 끝내 우리를 배신했다"며 "이제 더 이상 점잖게 행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사측을 겨냥했다.

이들은 ▲심상기 회장에 대한 책임 추궁 ▲시사모, 시민사회단체, 언론단체 등과의 연대 강화 등을 활동 방향으로 선정하고 사측을 더욱 압박할 방침이다.

노조는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우선 농성 장소부터 새롭게 마련했다. 이들은 서울문화사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맞은편 건물에 15평짜리 사무실을 임대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정오 새로운 '전쟁기지'인 성광빌딩 305호 앞에서 현판식을 열었다.

a 시사저널 발행인 심상기 회장의 방이 마주보이는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 새롭게 둥지를 튼 시사저널 노조원들이 10일 사태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심 회장 방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시사저널 발행인 심상기 회장의 방이 마주보이는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 새롭게 둥지를 튼 시사저널 노조원들이 10일 사태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심 회장 방을 향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시사저널 발행인 심상기 회장의 방이 마주보이는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 새롭게 둥지를 튼 시사저널 노조원들이 10일 사태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창문너머로 심 회장의 방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시사저널 발행인 심상기 회장의 방이 마주보이는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 새롭게 둥지를 튼 시사저널 노조원들이 10일 사태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한 가운데 창문너머로 심 회장의 방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노조, 심상기 회장 시야로 들어온 이유

이 곳을 농성장으로 택한 이유는 사무실 창문을 열면 곧바로 서울문화사 심상기 회장의 집무실이 보이기 때문.

이들은 서울문화사 방면으로 플래카드와 전광판 등을 설치해 심 회장의 시야 내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거리 편집국'이기도 한 이 곳에서 파업 투쟁 100일째(오는 20일) 행사도 조직한다.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시사모)도 주말마다 심 회장의 자택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인다.


정 위원장은 "언론노조 사무실(프레스센터)은 '베이스 캠프'이고, 서울문화사 맞은편 농성장은 '전쟁기지'"라고 부연했다. 노조는 지난 1월 22일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 이후 천막 농성장을 거쳐 언론노조 회의실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노조가 신임 위원장을 뽑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심 회장을 겨냥한 이유는 사측과의 협상 결렬됐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달 16일 '3월말 타결'을 전제로 집중 교섭에 들어갔었다. 회사는 당시 노조에 한달간 외부 집회나 선전전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고, 노조는 이를 받아들여 양측은 '냉각기'를 가졌다.

하지만 양측의 휴전 상태는 한달도 되지 않은 지난 3일 끝났다. 노조는 이에 대해 "회사가 기자들의 외부 기고나 강연을 금지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시사모 운영진을 형사 고소했다"며 "종전의 입장에서 반발짝도 후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상기 회장만이 종지부 찍을 수 있다"

a 시사저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꾸려진 시사저널 노조집행부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사태 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시사저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꾸려진 시사저널 노조집행부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사태 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a 시사저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꾸려진 시사저널 노조집행부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사태 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꾸려진 시사저널 노조집행부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사태 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노조는 결국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심 회장을 겨냥하게 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 사태의 종지부를 찍는 길을 단 한 가지뿐"이라며 "심 회장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통 시사저널을 하루 속히 복구시키기 위해서는 사측이 경영 쇄신하고, 23명 기자 전원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사태의 키를 쥔 심 회장의 스토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파업중인 기자 23명과 시사모 회원 등 30여명이 참석해 '총력 투쟁'을 알리는 노조원들의 기자회견(1부)에 이어 시사모 회원들의 규탄 기자회견(2부)이 열렸다. 우연찮게도 이들 중 일부는 회사로부터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 등으로 형사 소송을 당한 당사자들이다.

회사는 지난 3월 '진품' 시사저널 예약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박성기씨, 조형근씨 등 시사모 운영위원 6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고재열 기자 또한 이번 사태를 알리기 위해 <오마이뉴스>에 쓴 기고글('제899호 커버스토리, 이것이 기사면 파리가 새다')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울문화사 관계자 10여명이 행사를 지켜보다가 노조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가 비디오 카메라로 기자회견을 촬영하자 노조원들은 "초상권 침해다, 찍지 마라"고 맞섰고, 양측간 막말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a 시사저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꾸려진 시사저널 노조집행부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사태 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했다. 사측에서 나온 직원이 기자회견을 촬영하자 노조원들이 막고나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시사저널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꾸려진 시사저널 노조집행부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 서울문화사 앞에서 시사저널 사태 해결을 위한 전면전 돌입을 선포했다. 사측에서 나온 직원이 기자회견을 촬영하자 노조원들이 막고나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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