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용
'꽃이 피었을까?' 열흘 뒤에 다시 그 잘려나간 나뭇가지를 찾았습니다. 죽었을거라 생각했던 꽃망울은 놀랍게도 이렇게 작은 꽃 한 송이로 다시 태어나 있었습니다. 그것도 예쁘고 앙증맞게, 보란 듯이 피어 있었습니다.
다른 꽃망울들은 목마름을 견디지 못 해 '못다 핀 꽃'이 되어 시들어 있었지만, 정말이지 딱 한 송이! 이 작은 꽃만큼은 그 어떤 꽃보다 더 아름답고 화사하게 피어있었습니다.
아무도 발걸음을 하지 않는 구석에 버려졌지만, 끝내 자신의 마지막 생명의 불꽃을 태워 이 세상에 자신만의 작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다소 힘겨워 보이는 이 작은 꽃이 행여 다칠세라 조심스레 꽃을 쓰다듬어 봅니다. 이 작은 꽃이 무언가 말을 하는 듯 합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요?
이 작은 꽃 한 송이가 언제까지 피어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루? 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