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나 같으면 경부운하 추진 않겠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간담회... "지지율 상승? 시간 많이 남았는데"

등록 2007.04.13 20:16수정 2007.07.0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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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3일 낮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아이고,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한나라당 양강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13일 최근 '라이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았다는 한 여론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회장 오연호)주최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 전 시장이 지지율 30%대로 내려갔는데 기분이 어떤가"라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 전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경부운하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경부운하를 건설함으로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과연 그것에 도움 되겠느냐”면서 "나라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각을 세웠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환경 단체에서는 환경 파괴를 얘기하고 경제성이 있느냐에 대해서도 찬반이 나눠져 있다"며 "이것이 계속 오래 논란이 되니까 전문가들이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데 그리고 나면 상당히 윤곽이 잡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접속자수 꼴찌... 그러나 이젠 한나라당이 디지털 정당 1등"

이날 간담회는 인터넷 신문 대표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만큼 날카롭고 수위를 넘나드는 질문이 속사포처럼 쏟아졌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평소 연설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자신의 평소 생각과 정책적 소신 등을 거침없이 노출시키면서도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어지는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질문에서 장·단점을 거론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이 전 시장은 추진력이 있는 분"이라고 평가하면서 "같은 후보로 있는데 내게 물어보는 건 그렇지 않느냐"고 단점에 대한 언급을 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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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박 전 대표는 또한 인터넷신문의 사회적 영향력과 앞으로의 성장전망을 '위력적'으로 내다보는 등 진취적인 '인터넷 마인드'를 내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신문의 사회적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오마이뉴스>가 등장했던 때만 해도 인터넷신문이 우리나라에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600개가 넘었다, 대단한 성장이고 IT강국에 걸맞는 성장을 해왔다는 생각을 한다"며 "특히 지면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빠른 전파력으로 영향력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앞으로 뉴미디어 사업으로 크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또 포털사이트의 뉴스공급 문제를 꼽으며, "집에 들어가서 뉴스 검색할 때 포털을 통해서 뉴스 볼 때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포털과 인터넷 신문이 상생관계를 갖고 관계를 잘 정립할 수 있는지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 아닌가"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내가 당대표 됐을 때 당의 발전 방향으로 제시한 세 가지 중 하나가 '디지털 정당'이었다"면서 "한나라당이 그 당시에만 해도 접속자수가 제일 꼴찌였다, 안 된다는 말이 많았지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노력해서 1등으로 올랐다"고 당의 디지털 마인드 정립 성과를 거론했다.

박 대표는 "현재 기술발전과 사회 변화 너무 빨라 법과 제도가 못 따라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불필요한 고통을 받기도 하는데, 관련 문제들을 다 포괄해 획기적인 진흥 법안을 만들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신문은 일방적이 아닌 서로 댓글을 다는 등 쌍방적인 성격으로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에 발전가능성이 무한하고 계속 뻗어나갈 미디어 산업"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만큼 인터넷신문을 운영하는 분들이 사명감을 갖고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역기능을 미리 걸러 그런 부분이 순화될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써 달라"고 요청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보다 2·13 합의 이행이 중요"

박 전 대표는 최근 발표한 '3단계 통일론' 등 대북정책 문제와 관련, "갑자기 영토적·정치적으로 통일되면 얼마나 혼란이 있겠나, 그래서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경제 공동체를 이루면 이것도 작은 통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히 언젠가는 정치적 통일로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느냐의 문제에 대해 헌법과 국제적 시각의 상충된 모습을 지적하면서 "모순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특수한 사항을 당분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영토조항을 빼버리면 북한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한국은 말을 할 수 없어진다, 개성공단도 FTA협상 때 '메이드 인 코리아'로 인정해 달라고 했는데 영토조항을 빼버리면 이것을 인정할 수 없지 않은가, 상충되지만 법 지키며 가야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또 만날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만날 계획은 없고 이보다 먼저 중요한 것은 2·13합의 관철시키는 것"이라며 "BDA 문제 해결이 안 되면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없기에 이를 북한이 지키도록 감시하고 촉구하고 관철되도록 우리가 힘 실어주고 촉구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 정부의 군의 현대화 작업과 관련 "북핵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노력을 해도 군사력 비대칭은 막을 수 없다, 핵을 갖고 있는 나라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지원을 하는 것은 하나마나라고 생각한다, 이는 국가적 책임"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외교력이나 협상을 통해 극복해야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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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이날 간담회는 2시간 동안 쉴새없이 이어졌다. 그는 "대통령 후보들이 집권 전에 자신의 인사에 대한 정책을 미리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대해 "나는 이미 하고 있다, 안보·과학기술·경제 이런 부분에 대한 특보나 자문단을 이미 발표했다, 이것은 유권자에 대한 의무"라면서 "이를 통해 그 사람(후보)이 각종 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보가 나중에 어떤 정책을 혼자 펼칠지 모르기 때문에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본인은 자유민주주의를 말해도 주변에 그렇지 않은 사람이 모여들면 그건 아닌 것이다, 유유상종이라고 입만 갖고 하는 사람은 구멍이 많인 생긴다, 후보를 믿고 못 믿고를 따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사다"고 덧붙였다.

어제부터 시작된 그의 4·25재보선 지원유세와 관련 "'불패의 신화'이런 의미 부여는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후보가 나왔는데 당연히 가서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 도리지 나몰라라 할 수 있나"라고 과도한 일각의 의미 부여를 거부했다.

"충청도 앉은뱅이술, 소국주 참 좋아한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소프트'한 주제에 대해서도 많은 말을 했다. 그는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 "뭐든지 잘 먹지만 특히 한국의 향토음식과 전통 술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서 "충청도 앉은뱅이술, 소곡주 그런 거 좋아한다, 양은 소주 4잔까지는 먹어봤는데 얼굴이 너무 빨개진다"고 웃었다.

"폭탄주는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만들줄은 안다"며 "언젠가 누가 폭탄주 먹을 줄 아느냐고 물어서, '아 그냥 마시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한 적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감동적인 기억을 꼽아달라는 요구에 대해 그는 얼마 전 고엽제전우회원들과 만난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그는 인사말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힌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나이도 많고 몸도 불편한데 국가가 대우를 안해주는데 대해 가슴이 많이 아팠다"며 "그들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싸워서 병을 얻은 분들인데, 국가가 그 공을 알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고뉴스> 최형석, <대덕넷> 이석봉, <데일리서프라이즈> 서영석, <데일리안> 민병호, <데일리팜> 민경두, <머니투데이> 홍성근, <아이뉴스24> 이창호, <오마이뉴스> 오연호, <이데일리> 김봉국, <제주의소리> 고홍철, <조세일보> 황춘섭,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데일리NK > 손광주 편집국장, <프레시안> 이훈 부사장(가나다 순)과 한나라당 곽성문·이혜훈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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