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손님들로 분위기가 오르고김선태
이날 행사는 문학을 애호하는 분들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대문 문협에서 벌인 행사였다.
책을 펼쳐 놓으니 ‘이 산길에 웬 책일까?’ 싶어 다가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회원들이 나서서 책을 나누어 드린다고 하여도 못 본 채 외면을 하고 돌아서는 사람도 있었다. 준비한 300여권의 책은 한 시간 만에 한 권도 남김없이 나갔다.
현수막을 접으면서 좀 더 많은 책들을 가지고 왔더라면 싶었다. 내년에는 한 3일 동안 회원들의 책은 물론 다른 책도 모아 이런 행사를 벌이자는 즉석 토론도 있었다.
그 한 시간 동안 책을 받아 가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들의 책이 많은 사랑을 받고 애독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딸을 시집 보내는 부모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이렇게 나누어드린 책을 받아간 분들의 90% 정도가 50대 이상의 노년층이었다. 올 시간이 아니어서 청소년은 볼 수 없었다치더라도 젊은이들의 반응은 매우 섭섭했다. 어린 자녀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한껏 멋을 부리고 나온 젊은 아가씨, 한창 신나는 젊은 아베크족들 중 책을 받아간 사람은 불과 10여명 정도 밖에 안 됐다.
젊은이가 오면 일부러 다가서서 책을 들이밀며 “책을 그냥 나누어 드립니다”라고 해보아도 받으려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의 앞날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한 것은 나만의 심정이 아니었던가보다. 행사가 끝난 다음에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 젊은이들은 왜 책을 외면하는 것일까? 혹시 지나친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독서라면 무조건 외면을 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냥 웃어넘기기엔 너무 답답하고 섭섭한 우리의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