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 난사, 엉뚱한 사람 범인으로 몰려 곤욕

등록 2007.04.17 17:33수정 2007.04.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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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창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웨인창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이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려 곤욕을 치렀다.

사건이 발생한 뒤 인터넷상에는 이번 사건 범인의 홈페이지라며 주소(http://wanusmaximus.livejournal.com)가 떠돌았다. 일부 미 언론은 이번 사건의 범인이 중국계 미국인이라고 보도했는데 이 사람 역시 중국계 미국인 이었다. 이름은 웨인창.

홈페이지에는 이름으로 보이는 세 글자의 한자(江偉恩)가 있었다. 이름 형식으로봐서 한국인은 아니다.

지난 6일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은 버지니아 공대 대학원이 창씨에게 올 가을학기 정보기술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을 허가한다는 내용이었다. 창씨는 버지니아 공대 학생이다.

창씨는 여러개의 블로그를 운영중인데 한 곳의 블로그 제목은 '첫눈에 사랑하는 사람은 배신자다'라는 글도 있었다. 창씨가 여자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도 여러장 있었다. 그런데 창씨는 최근에 연인과 헤어졌다.

가장 문제는 창씨의 홈페이지에는 총기 사진이 가득 했다. 창씨가 기관단총을 들고 찍은 사진, AK-47 소총을 사격하는 사진 등이 있었다. 사건 발생 직전 올린 글에는 창씨가 옛 소련제 모신나강 소총 14자루를 세워놓고 옆에서 찍은 것도 있었다.

총 가운데 하나에는 그의 이름이 그대로 새겨져있었다. 개인 총기에 이름을 새긴 것이었다. 창씨는 총기 매니아였던 것이다.


네티즌들은 언론에 소개된 범인과 창씨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그가 범인이 아닌가 의혹을 제기했다. 창씨는 결국 16일(현지 시각) 밤 10시29분에 "나는 범인(shooter)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커밍아웃하겠다. 나는 범인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으로 나는 수없는 살해 협박과 모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전화는 수없이 쏟아지는 전화 때문에 배터리가 나갔다, 경찰이 이미 상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16일 오전 사건 현장에서 자살했다. 따라서 16일 밤 이 글을 올린 창씨가 범인일 가능성은 없다.

창씨는 처음에 인터넷에 소문이 퍼지면서 그의 사이트는 방문자가 폭증했다. 창씨의 홈페이지는 하루 방문자가 10~2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뒤 방문자 숫자(단독 계산)는 16일 12만2958명, 17일 6만139명에 이르렀다.

창씨는 처음에는 인터넷에 자신이 범인으로 나도는 소문을 그냥 방치했다. 홈페이지에 방문자가 급증하자 애드센스(방문자 수에 따라서 돈을 받는 인터넷 광고)로 돈을 받아서 자선 단체에 기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자백(?)했다.

그런데 창씨는 미 ABC TV와의 인터뷰에서 총기 예찬론을 폈다. 그는 "만약 버지니아 학생들이 총을 가지고 있었다면 상황은 더 일찍 끝났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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