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성기' 맞은 배우 김수미

어머니 역할 벗어나 다양한 연기 도전

등록 2007.04.17 19:15수정 2007.04.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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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박윤수 기자] 환갑을 앞둔 배우 김수미(57)씨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전원일기>의 '일용엄니'로 살았던 지난 40여년간 항상 인기배우였지만 그의 진정한 '필모그래피'는 최근 그 빛을 발하고 있다.

50대에 주인공을 맡았던 <맨발의 기봉이>에서 목소리만 출연했던 애니메이션 '빨간 모자의 진실'까지 2006년에만도 7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의 흥행이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뚜렷이 기억되는 그의 존재감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김수미씨가 가진 스타파워의 원천을 숙명여대 미래산업·문화산업 최고경영자과정 강의실에서 만난 그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자신을 새롭게 가꾸려는 노력, 그리고 도전정신이라는 것을.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그는 영화 ‘못말리는 결혼’의 홍보로 바쁜 요즘에도 항상 맨 앞에 앉아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범적인 학생이라고 한다.

"예술가들에겐 새로운 아이디어가 중요하잖아요. 강의도 좋지만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을 만나는 것은 삶에 신선한 충격이고, 그들에게서 에너지를 얻고 있어요."

그와 함께 CEO 과정을 수강하는 이경원 극단 원 대표는 "연예인이라면 수업에 제대로 참여도 안하고 얼굴만 내밀기 위해 다닌다는 편견이 있는데, 김수미씨는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고 말한다.

등산 동호회 회장을 맡으면서는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싸와 나눠주는 배려, 유머와 다방면의 지식으로 모임을 이끄는 카리스마도 보여주었단다.

중년 여성연기자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주인공 누구누구의 엄마밖에 없었던 영화계에서 김수미씨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2003년 영화 <오! 해피데이>는 흥행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삼겹살집 주인아줌마로 잠깐 나왔던 그의 욕설연기만은 관객들에게 깊이 각인됐고, 2005년 영화 <마파도>는 충무로에 중년 여배우의 부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가문의 위기>의 조폭 두목,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 3>의 뱀파이어 이사벨과 <귀엽거나 미치거나>의 갤러리 관장까지, 항상 새로운 역할로 변신하는 그의 도전정신으로 그를 언니, 누나라고 부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이 생겼고, 10대 청소년들에게 팬레터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선 20대 꽃미남, 꽃미녀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중년 연기자들의 뒷받침 없이는 우리 문화예술계가 변화할 수 없습니다. 또한 중년 연기자들도 항상 변화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는 순발력 좋은 연기자로 유명하다. 그의 연기 중 많은 부분은 그의 애드리브에서 나온 것. 또한 소설책 출간, 김혜자씨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시나리오 작업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즐긴다. 그는 이런 순발력과 도전정신의 원천으로 여행과 독서를 통한 끊임없는 공부를 강조한다. 항상 '명심보감'을 가지고 다닌다는 그가 ‘일용엄니 책방’을 연 것은 유명하다.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이 세계 꼴찌’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책방을 내게 됐어요. 특히 여고 시절 문학소녀의 꿈을 키웠던 주부들이 결혼하고 아이 키우면서 책 한권 사기도 힘들어지는 것이 아쉬웠어요."

남매를 키우고 있는 그는 아들한테는 엄한, 딸에게는 친구 같은 엄마로서 부지런함과 정직을 항상 강조한다. 일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노력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니 "나이에 맞게 욕심 안부리고 즐기면서 일하고 싶다"면서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몇년 전부터 시작한 식품사업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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