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날'을 아십니까?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

등록 2007.04.18 14:37수정 2007.04.18 17:21
0
원고료로 응원
오는 4월 23일이 '책의 날'인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정확한 명칭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 Copyright Day)'이다.

1995년부터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매년 4월 23일을 책의 날로 정해 책의 중요성과 관련정보들을 제공하면서 독서진흥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2년부터 사단법인 한국출판인회의가 중심이 되어 책의 날을 기념하고 관련행사들을 기획 개최하고 있다.


세계 책의 날 제정을 계기로 유네스코는 관련 홈페이지(www.unesco.org/culture/bookday)를 개설하여 기념일 행사, 정보 및 메시지를 제공하는 한편, 매년 4월 23일부터 다음해 4월 22일까지 세계 책의 수도를 정해 올림픽처럼 다양한 책 관련 행사를 주관 개최하도록 하고 있다. 2006년 세계 책의 수도는 이탈리아의 토리노였고, 2007년 세계 책의 수도는 콜롬비아의 보고타이다.

4월 23일이 '책의 날'이 된 것은?

a 2007 세계 책의 날 기념 포스터

2007 세계 책의 날 기념 포스터 ⓒ 사)한국출판인회의

하필이면 '4월 23일'을 책의 날로 정했을까? 그날이 책의 날로 정해진 것은 에스파냐의 카탈루냐 지방의 세인트 조지 축일과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죽은 날이 4월 23일인데서 연유한다.

에스파냐의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수호성인인 상트 호르디(성 조지) 축일에 '책과 장미의 축제' 행사를 연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남성은 여성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전하고 여성은 남성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하던 전통에서 유래하여 책을 사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사하는 관례가 1926년부터 전해지고 있다.

4월 23일은 셰익스피어가 영국의 중부지방에 있는 워릭셔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 (Straford-upon-Avon)에서 1564년 태어난 날이다. 공교롭게도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태어난 날인 1616년 4월 23일에 고향에서 52세의 일기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였다. 그리고 태어난 날은 다르지만 <돈키호테>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에스파냐의 세르반테스 역시 1616년 마드리드에서 같은 날에 파란만장한 숨을 거두었다.


사족을 보태면,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는 공히 인간의 심리묘사에 탁월한 작가들이었다는 점과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않았거나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반해 그들의 출생과 성장환경은 또 다른 면모를 보인다.

셰익스피어가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작가로서도 비교적 순탄하게 명성을 얻고 부를 축적했다. 반면에 세르반테스는 가난한 외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레판토 해전에 참전해야 했고, 귀향 도중에 해적들에게 붙잡혀 알제리에서 5년간이나 노예 생활을 하는 등 힘들고 곤궁한 시간을 거친 뒤에야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 셰익스피어가 8년 연상의 앤 해서웨이와 결혼하여 작가로서도 승승장구한 데 비해 세르반테스는 늦은 나이에 부농의 딸인 18년 연하의 카타리나와 결혼하였으나 세금징수원 등을 하면서 고단한 생활을 견디고 변사 사건 등에 관련되어 가족과 함께 구속되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다 죽었다.

올해의 행사들

a 유네스코의 세계 책의 날 포스터

유네스코의 세계 책의 날 포스터 ⓒ UNESCO

사단법인 한국출판인회의(kopus.org)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책의 날을 기념하여 대형서점 등 후원단체들과 함께 '책과 장미의 축제' 등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북 크로싱' 행사를 개최했다.

이어 올해에는 한국수자원공사, 희망나눔 책운동본부 등과 함께 책의 날을 전후하여 '희망의 책' 전달과 '사랑의 책나누기' 행사를 개최한다. 전국의 소년원, 소년교도소 등의 교정시설과 백혈병 소아암병원 및 학교, 모자보호시설, 전방 군부대 등의 문화 소외시설에 1만 여권의 책을 기증하는 행사다.

또 책의 날 기념포스터를 제작(디자인 오진경)하여 이미 전국의 학교와 출판사, 도서관 및 책 관련 협회 등에 배포하여 행사의 취지를 알린 바 있다.

한편,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오는 4월 22일(일) 오후 1시부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세계 책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책 버스에서의 동화 구현을 비롯하여 독서 영재 푸름이를 키워낸 푸름이 아빠가 강사로 나서는 강연회에서는 '책이 우리 아이를 행복하게 합니다'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또 직접 책을 만들어보는 책 만들기 행사도 준비되어 있는데, '종이따라 세계 여행, 책과 함께 세계 탐험'이 주제다. 참가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6학년으로 선착순 50명이다.

책의 날을 기념하여 인터파크 도서 등 인터넷 서점 및 대형서점들도 파격적인 할인행사 및 다양한 이벤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비가 올 것 같다는 예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까운 서점으로 가보자. 거기에 아이들의 미래와 여러분의 행복한 삶이 빼곡히 차 있다. 그저 손으로 뽑아들고 눈으로 읽으면 그만이다. 삶의 지혜는 저절로 여러분의 주머니에 벌써 들어와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4. 4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5. 5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