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이 사무실 용도의 재단건물을 수년째 전시관으로 불법 용도변경해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법을 준수해야할 공공기관이 불법을 자행해 오고 있으면서도 "문화생활 위한 공간인데 문제될 것 없다"고 일축하는 등 몰지각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으로 불법용도변경에 따른 전시실 폐쇄 및 경고조치가 이뤄지면 전시실 대관 예정인 단체들의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18일 시와 경기문화재단 등에 따르면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001년 7월 농업협동중앙회로부터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연면적 1만4천744㎡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의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했다.
그러나 경기문화재단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2층 주거업무시설의 사무실을 통합해 330㎡규모의 전시관(문화집회시설)으로 용도변경하면서 시의 허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는 건축법 14조 및 18조 규정에 의거, 바닥면적 100㎡ 이상의 건축물의 경우 사용승인을 받기 위해 공사감리자가 작성한 감리완료보고서 및 공사완료 도서를 첨부, 시에 제출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재단의 불법행위는 용도변경에 따른 변경 전·후의 평면도와 내화·방화·피난 또는 건축설비에 관한 사항을 표시한 도서를 해당기관에 제출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리모델링 후 입주 당시부터 전시관으로 사용해오고 있었다”면서도 “불법용도 변경 문제는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령 그렇다손 치더라도 도민들의 문화생활 질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전시관인데 문제될 것이 뭐가 있냐”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조사를 벌여 불법용도 변경 사실이 확인되면 원상복구 및 계고장 발부 등 법적 절차에 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전시되고 있는 ‘도자예술의 혼’은 물론 5월과 6월로 예정된 ‘경기도미술회관 소장품전’과 ‘실학 및 효 유물 특별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한편 건축물을 불법용도 변경한 건축주 및 공사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건축법 78조에 규정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인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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