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마애삼존불상, 보호각 없앤다

문화재청, 42년만에 전면 철거 결정

등록 2007.04.18 21:18수정 2007.04.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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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앞과 양 옆의 벽을 헐어낸 보호각

앞과 양 옆의 벽을 헐어낸 보호각 ⓒ 안서순

국보 84호인 서산마애삼존불상의 보호각이 세워진 지 42년 만에 전면 철거된다.

18일 충남 서산의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답사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마애불상은 자연상태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만큼 보호각을 전면 철거키로 한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 청장은 이어 "철거 후 1-2년 정도 지켜본 다음 수집된 자료를 가지고 영구히 시설하지 않을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보호각을 세울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호각 철거 시기에 대해서는 "문화재위원들의 심의를 거쳐야 되는 만큼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못 박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만간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빠르면 올해 안으로 보호각이 철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불상의 관리를 맡고 있는 서산시는 '자연채광이 이뤄질 수 있는 투명한 재질의 비가림 시설을 하기 위해 기본설계를 마친 상태이나 계획이 전면 수정되거나 보류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유 청장과 함께 이 불상을 답사한 한 승려가 마애불상의 얼굴 부분에 나타난 수십 개의 쫀 흔적을 보고 "마애불상이 최근 쇠막대기 등으로 훼손된 것 같다"며 보존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박경순 주사는 "오래 전에 훼손된 부분이 그간 습기에 젖어 있어 보이지 않다가 마르면서 드러난 것이다"며 "지난해 벽면을 헐어 내면서 불상에 접근할 경우 강력한 경고음이 울리면서 동시에 관리사의 모니터로 나타나 관리인이 즉시 출동을 하도록 되어 있는 등 훼손을 할 수 없는 삼엄한 경비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서산마애삼존불상 보호각은 지난 1965년 맞배지붕의 고려양식으로 정면 1칸, 측면 2칸(3.59평) 크기로 지어졌다. 그러나 2004년부터 시작된 문화재청의 정기 안전점검과 한국 문화재 보존 과학회의 안전진단 결과 위험등급 5등급으로 분류되는 등 훼손 정도가 심각해 논쟁 끝에 2005년 11월 지붕만 남기고 앞면과 양쪽 벽면을 헐어내 통풍과 자연채광이 되도록 했다.

a 18일 서산마애삼존불상의 상태를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는 유홍준 문화재청장.

18일 서산마애삼존불상의 상태를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는 유홍준 문화재청장. ⓒ 안서순

당시 문화재청과 서산시는 마애삼존불상이 새겨진 바위에 수년 전부터 바위가 갈라지는 결리와 물이 바위 속으로 침투했다가 겉으로 수분이 배출되면서 보이는 백화현상 등의 상태가 나타나자 지난 2004년 3월부터 정밀구조 안전진단을 통한 관리방안을 연구해 왔다.


그해 7월 현지를 방문한 전문가들은 "인위적으로 만든 보호각이 폐쇄형으로 되어 있어 자연통풍과 자연채광을 막고 내부와 암벽에 과다한 습기를 유지하게 해 오히려 훼손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서산시는 그해 11월 문화재청의 국가지정 문화재현상변경 허가를 받아 지붕과 암벽쪽의 벽만 남긴 채 부분 철거했다.

서산 마애삼존불상은 화강석에 석가여래입상과 제화갈라보살입상, 반가사유상을 부조로 조각한 백제 후기(6세기 중엽)의 작품으로 해의 위치에 따라 '웃는 표정' 등 얼굴 표정이 다양하게 변해 '백조의 미소'로 불리며 지난 1962년 12월 국보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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