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에 담아 보관한다정현순
집에 돌아와 얼른 다듬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 너무 오래 절이면 질겨진다. 약간 덜 절인듯할 때 살살 씻어준다. 잘못하면 풋내가 나니깐 갓난아기 목욕 시키듯이 살살 씻어 건져 준다. 봄김치는 살짝 절여서 금세 무쳐 먹어야 봄기운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얼갈이와 열무가 절이는 동안 찹쌀풀 혹은 밀가루로 풀을 쑤어 끓여준다. 끓인 풀이 식으면 고춧가루에 파, 마늘, 새우젓(까나리)요즘 나온 연한 햇양파, 설탕약간, 나머지 간은 소금으로 맞추고 골고루 섞어준다. 잘 섞어진 고춧가루 양념에 씻어 물기를 뺀 얼갈이와 열무를 넣고 이번에도 역시 아기 다루듯이 살살 버무려 준다.
잘 버무려진 김치는 김치통에 넣고 한 접시 정도 남겨 놓는다. 한 접시 정도 남긴 김치에는 참기름, 깨소금, 설탕 입맛에 따라 식초 약간을 넣어 다시 살살 무쳐준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약간 새콤하고 싱싱한 겉절이 김치가 입맛을 돋워 주는 듯하다.
김치를 버무리는 동안 딸아이 생각이 많이 났다. 이번 김치가 조금 익어서 그 집 김치 맛과 비슷해 졌으면 좋겠다. 지금도 딸아이가 그 집 김치 맛을 좋아하겠지. 주말에는 오라고 해서 조금 덜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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