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기념으로 받은 상품권김선태
이렇게 생각을 한 뒤, 전철을 타고 성균관대학을 향해서 떠났다. 도착하니 1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물론 등록 시간까지 한다면 40분 정도 여유지만,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로 계산을 하여 한 시간 정도 여유다.
건널목을 건너서 학교 쪽으로 향하려던 나의 발길을 잡은 것은 '헌혈의 집'이었다. 헌혈을 하지 않은 지 1년이 넘은 것 같았다. 1년에 반드시 2번 이상으로 마음먹었지만, 일부러 찾아다니기가 쉽지는 않았던 탓이다. 그런데 오늘 여유 시간도 있고 마침 헌혈의 집을 보았으니 그냥 지날 수가 없었다.
주저 없이 헌혈의 집 유리창을 밀고 들어서니, 여대생들이 3, 4명 들어와 있었다. 순서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늘 하던 대로 헌혈신청서를 작성하였다. 다 작성을 하여 제출하고 녹차 한 잔을 마시고 있으니 이름을 부른다. 접수대에 가서 문진과 확인을 받고 채혈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손끝에서 채혈을 하여서 혈액형을 확인하고 적혈구 수의 적정성을 확인하고 나서야 헌혈 가능 판정을 받았다.
채혈대에 올라앉아서 자리에 준비된 컴퓨터로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하였다. 따끔하게 주사 바늘이 꽂히고 곧 이어서 간호사가 말했다.
"혈관이 너무 좋아서 주먹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겠어요."
그래서 손에 쥐어준 스펀지 조각을 내려놓고, 인터넷 검색을 시작하였다. 속도가 느려서 열리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다시 내 사이트로 들어가다 보니 이미 채혈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400cc 주머니가 팽팽해져서 불룩하게 솟아올라 있었다.
나의 블로그를 찾아서 겨우 오늘의 방문객 수를 확인하는 정도에 이미 헌혈은 끝났다. 잠시 쉬는 동안에 간단히 블로그를 확인하고 내려 왔다. 잠시 쉬라는 부탁을 듣고 간단한 과자와 차 한 잔으로 갈증을 풀고 앉아 있다가 나서기로 하였다.
헌혈을 하러 들어간 시간부터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40여분 정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은 시간에 내가 어쩜 한 생명을 건지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는 일을 한 것이다. 나는 85년 1월에 적십자중앙혈액원을 일부러 찾아가서 헌혈을 하기 시작한 뒤로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헌혈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