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총기난사 범인 조승희씨
- 조승희씨는 어떤 학생이었나.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수줍음을 많이 탔다. 그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알기로 승희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그는 때때로 우리집 옆인 센터빌 근처를 혼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녔다. 나는 그것을 본 적이 있다."
- 학교에서는 어땠나.
"그는 아너스 클래스(레귤러 클래스보다 수준이 높은 클래스)를 많이 들었고 공부도 잘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말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승희가 내성적이라거나 조용한 성격이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그것만으로는 약하다. 그는 아예 말을 하지 않았다. 만약 스페인어 시간에 '오럴 프레젠테이션 (구두 발표)'을 해야 한다면 승희는 그것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아무도 그에게 그것을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 그렇게 말이 없는 학생이었는데 아무도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단 말인가.
"우리는 그의 침묵이 이상하게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그의 선택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승희가 왕따를 당하거나 놀림, 혹은 그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친구들은 그를 끼워주려고 했다. 하지만 승희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니까 결국 친구들도 포기를 한 것이다. 친구들은 그것도 그의 선택이라고 보고 인정해 준 것이고. 그래서 그를 포기했던 것이다."
"그가 왜 이런 사건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 학생들은 그를 왕따시킨 적이 없다고 하지만 선생님들은 어땠나. 그 분들은 조승희씨를 잘 돌봐주었는가. 그분들은 조승희씨가 정신적, 심리적인, 또는 의학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는가.
"선생님들 역시 그를 클래스에 참여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너무 조용하고 말이 없으니까 모두 포기한 것 같다. 그분들은 그가 심리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긴 침묵에 대해 딱하고 안 된 일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분노'라고는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 학교 다닐 때 조승희씨가 친구들에게 분노나 원망을 나타낸 적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그는 아주 조용한 성격이었다. 나는 그가 어떻게 이런 끔찍한 사건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아는 승희는 결코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대학에 가서 변한 것인지 그것은 잘 모르겠다."
- 이번에 살해된 희생자 가운데에는 웨스트필드 고교 동창생도 있다고 하던데.
"두 명의 고교 동창이 이번 사건으로 희생되었다. 하지만 승희는 그들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 지금 언론이 보도하는 조승희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성을 스토킹했다고도 하고 폭력적인 작문을 썼다고도 하는 등 상당히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언론에서도 승희가 말이 없는 학생이었다고 보도했는데 그런 건 모두 고등학교 시절의 승희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다른 세세한 것, 예를 들면 폭력적인 작문이나 여성 스토킹 따위는 내가 알고 있는 고등학생 승희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그는 아주 조용한 성격이어서 여학생에게 말을 건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더구나 그는 여학생을 스토킹한 적이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받은 익명의 메일, 혹시 승희가?"
- 조승희씨는 버지니아텍에서도 자신의 이름 대신 물음표로 출석을 대신했다고 하던데.
"그 기사를 보고 놀랐다. 나도 JMU에 다니는 동안 그런 물음표로 된 익명의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이제 와서 보니 그게 승희가 보낸 것이 아니었을까 의심해 본다. 만약 승희가 보낸 것이라면 그는 누군가와 소통을 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게 아마 유일한 그의 의사 표현이었을 것이다."
- 그렇게 이메일을 주고 받을 정도로 조승희씨와 가까운 사이였나.
"페이스북(한국의 '싸이월드'와 비슷한데 좀 더 학교 중심적인 웹사이트다)에 올라온 메시지였다. 아마 우리 학교 출신의 꽤 많은 동창들에게 보내졌을 것이다. 그는 결코 자기가 했다는 말은 안 할 것이다. 그 메시지는 특별한 건 없었고 흔히 보는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 이를테면 '너는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안다'는 식의 메시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조승희씨에 대해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이번 비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는 수줍음도 많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특이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그의 침묵은 비열하고 증오심이 가득찬 그런 침묵은 결코 아니었다. 어쩌면 그 자신이 남을 증오하고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상처를 크게 받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번 일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큰 상처이자 손실이었다. 누군가가 그렇게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그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도 안타까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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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범인? 얼굴보니 의혹 풀렸다 승희는 여성 스토킹과는 거리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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