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미 상원 청문회 서면 답변자료에서 "주한 미군 재배치 계획 재검토" 발언을 한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연합뉴스 최재구
벨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
<신동아> 5월호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방위비 분담금 가운데 약 8000억원 정도를 영내 은행인 '커뮤니티 뱅크'에 예치해놓고 있다.
이 '커뮤니티 뱅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서울 지점에 원화양도성예금증서로 돈을 재입금했다. BOA 서울지점은 이 자금에 대해 연간 4.3~4.5% 수준의 이자를 지급했다.
<신동아>는 "지난 2002년부터 BOA가 커뮤니티 은행에 지급한 이자는 1000억원 정도로 매년 9월말 정산해 미 국방부에 지급한다"며 "지난해에만 미 국방부에 들어간 돈이 300억원이었고, 이 돈은 한국과는 상관없는 다른 곳에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주한미군과 관련된 곳에만 사용하게 되어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명백하게 위배하는 것이다.
또한 <신동아>는 "더구나 BOA 서울 지점은 커뮤니티 뱅크에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며 "그동안의 이자 1000억원의 12%인 120억원 정도를 탈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커뮤니티 뱅크는 BOA의 군사부문금융이다. 커뮤니티 뱅크와 BOA는 법인상 별개이지만 일종의 계열사 관계인 것이다.
벨 사령관도 한국 정부도 거짓말쟁이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서 방위비 분담금이 미군 계좌에 쌓이게 된 것일까?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2004년 9월 주한미군 기지를 오산과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서울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는 한국이 먼저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부담하고, 의정부와 동두천 등 한강 이북의 미 2사단 기지는 미국이 먼저 이전을 요구했기 때문에 미국이 부담한다고 했다.
원래 주한미군 기지의 이전은 2008년까지 완료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미 협의과정에서 진행이 늦어졌고, 지난 달 20일에야 기지 이전을 위한 시설종합계획이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2012년까지 공사를 완료하는데 총 10조원 비용 가운데 한국은 5조5905억원을 부담한다. 나머지는 미국 부담인데, 바로 이 돈을 주한 미군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받아 사용하려 했던 것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 2002년부터 미군 기지 이전용으로 미리 지급했던 방위비 분담금이 공사가 늦어지면서 쌓이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방위비분담금이 부족해 한국인 노동자를 해고해야 한다는 벨 사령관의 말도, 미 2사단 이전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도 모두 거짓이었다.
주한미군 숫자·방위 기여도 줄었는데, 분담금은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