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포스터.
지난 4월 20일 금요일 저녁 7시 반, 중앙동 메가넥스 10관에서 6.15남측위원회 안산본부(이하 6.15 안산본부)의 주최로 ‘혹가이도 조선학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희망 다큐《우리학교》’의 상영회가 있었다.
일본의 아베 총리가‘강제로 끌려간 것 아니다’라는 망언을 해서 논란이 되었던 일 본군 위안부 문제부터 시작해 일본에 있는 재일 조선인, 한국인들의 차별 문제,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 등 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에서 3년 동안 홋까이도에 있는 조선학교에 다니는 재일 조선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개봉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6.15 안산본부가 이 행사를 추진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6.15 안산본부 사무차장인 서동규씨는 이번 영화 상영회를 통해서 “일본 정부가 재일 동포들을 탄압하는 사례들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것과 동시에, 통일의 주체가 ‘남북’만이 아니라 해외동포들까지도 포함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우리학교’는 초급부 1학년부터 고급부 3학년까지 한 학년에 한 학급씩 총 12개의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학교’에서 제일 중요시 하는 것은 우리말을 100%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말 100% 사용을 지키기 위해서 분조를 나누어 점검을 하고 경쟁을 하기도 한다.
왜 우리말 쓰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대해서 ‘우리학교’ 고급부 3학년의 한 학생은 ‘학교 밖에만 나가면 모든 것이 다 일본적인 것이다. 민족의식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말을 계속 해서 쓰는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 한다. ‘ㅂ’받침 쓰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한 학생의 얘기에 관객들이 다 같이 웃었다.
일본에 있는 ‘우리학교’는 정식학교로 인정받지 못하고 ‘각종학교’로 분류되어 있다. 전국 역도 대회에 나가서 신기록을 세워도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일본에 있는 대학교를 가려면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봐야 한다.
도 대항 축구대회 진출을 위해서 삭발투혼을 불사르는 ‘우리학교’ 축구선수들은 한낱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힘겹게 ‘조선학교’를 지켜온 재일 동포 1세, 2세들과 후배들을 위해서 넘어져도 일어나서 다시 뛴다. 경기에 진 선수들이 서럽게 우는 장면에서는 그 마음을 아는 관객들도 함께 울었다.
일본 우익들의 ‘우리학교’에 대한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여학생들은 검정색 치마저고리를 입고 다닐 수 없을 정도다. 고급부 3학년들이 졸업을 앞두고 가는 조국방문여행길도 쉽지 않았다. 북의 여객선인 ‘만경봉호’ 입항금지를 외치는 우익들 때문에 학생들은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채 배에 올라타야 했다.
2주 동안 북에 갔다 온 아이들의 눈에는 빛이 나고 있었다. 일본에서 받았던 차별은 어디에도 없었으며, 가는 곳마다 한민족임을 느낄 수 있는 기간이었다.
남쪽 정부가 재일 동포들에게 일본 정책에 따르도록 하면서 무관심했던 반면, 북쪽 정부는 ‘조선학교’에 여러 지원을 계속 해주고 있어 ‘우리학교’의 학생들은 북쪽을 조국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이 영화가 상영되면서 영화를 본 남쪽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우리학교’를 지원하는 모임을 만들고 지속적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총 150여명 정도의 관객이 이 영화를 봤고, 영화비로 낸 돈 중 1000원씩은 ‘우리학교’발전 기금으로 보내진다고 한다. ‘우리학교’는 메가넥스에서 4월 13일 날 개봉해서 현재 상영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