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서관 하나보다 작은 도서관 열이 낫다

가고 싶어도 너무 먼 도서관...작은 도서관 늘려야

등록 2007.04.28 12:02수정 2007.04.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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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등에 도서관에 자주 가고 싶은데, 솔직히 차를 타고 가야 할 정도로 멀다. 주변에 도서관이 많았으면 좋겠다.
주말 등에 도서관에 자주 가고 싶은데, 솔직히 차를 타고 가야 할 정도로 멀다. 주변에 도서관이 많았으면 좋겠다.장희용

중앙정부나 각 지자체마다 '발전, 발전' 하면서 '역점 사업', '중점 사업', '주요 사업', '핵심 과제' 등 비슷비슷한 말들을 쏟아낸다. 하지만 어떤 때는 이런 것들이 과연 내 삶에,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생각해 보면서, 그 많은 정책들의 이면에는 성과와 치적에만 몰입해 나온 그들만을 위한 발전 정책들이 아니었나, 또한 그 발전정책의 수혜자는 결국 일부에 지나지 않나 하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

다른 견해로 보면 결국 그 '발전'이라는 것의 속도만큼 나는 더욱더 저 멀리 그 발전의 혜택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도 지워버릴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발전이란 이 같은 발전 모델이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위주의 정책보다는 지속 가능한 정책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정책이라고 본다.


그 작은 하나로 주변에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쉽게 갈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물로 도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 한 번 가려면 반드시 차를 타고 가야 한다. 일부러 작심하고 가지 않으면 책을 읽으러 도서관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그나마 2개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멀리 있는 도서관이 아니라 최소한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 많이 있었으면 참 좋겠다.

참여정부가 '민주복지국가'를 표방하며 내놓은 '비전2030'을 보면 2010년까지 인구 5만명당 1도서관, 2030년까지 인구 4만명당 1도서관이라는 청사진이 있다. 이에 발맞추어 각 지자체도 도서관을 확충하는 데 나름대로 계획과 시행을 하고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바로, 이 도서관을 꼭 규모 있는 큰 도서관으로만 지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 하나 짓는데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그에 따라 다음 도서관을 계속 짓기가 어려워지는 현실에 부닥치게 됨으로써 그만큼 도서관 증축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또한 그 같은 도서관이 지어진다 해도 도서관 인근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을 뿐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솔직히 이용하기 힘들다. 도서관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규모 있는 도서관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이용하기 쉽게 가까운 곳에 작은 도서관들을 많이 지어줬으면 좋겠다.
정부나 지자체가 규모 있는 도서관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이용하기 쉽게 가까운 곳에 작은 도서관들을 많이 지어줬으면 좋겠다.장희용

규모 있는 한두 개 도서관보다 가까운 작은 도서관 많이 지어야

그래서 이 같은 규모 있는 공공도서관 건립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보다는 마을마다, 아파트마다 작은 규모의 도서관을 많이 만들 것을 제안하고 싶다. 물론 이에 따른 예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각 지역에는 각종 복지회관이나 문화센터, 주민자치센터, 동 사무소, 마을회관,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찾아보면 활용 가능한 공간이 많이 있다.


이를 작은 도서관이라는 이름과 어울리게 아담하게 리모델링하면 충분히 도서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필요한 책은 각 지역에 1-2개씩 있는 큰 도서관의 책을 순환시키거나 기증받기고 하고, 특히 해당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해 매년 책을 구입해 나간다면 '작은 도서관'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 두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엄마와 아빠와 함께 손잡고 나들이 겸 도서관을 찾는 그러한 문화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해 줄 수 있는 좋은 교육이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정부와 지자체가 '작은 도서관'을 우리 주변 곳곳에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가까이 있어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그런 작은 도서관!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작은 도서관! 아이들과 책도 읽고 즐거운 시간도 보낼 수 있는 그런 작은 도서관!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 작은 도서관에서 큰 것을 얻으리라 믿는다.

큰돈 들여 큰 도서관 짓는 것도 좋지만, 정말로 좋은 도서관은 쉽고도 자주 찾을 수 있는 그런 도서관이 아닐까? 작은 도서관!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가 많이 좀 지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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