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천정부지로 뛰던 강남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영원한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세상법리를 새삼 절감한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자고 일어나면 천만원씩 뛰던 집값이었다. 광풍이라 표현할 정도로 집값은 미친 듯이 뛰어올라 서민들의 간담을 졸이게 만들었다. 주택부자들은 기고만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부동산버블을 우려하는 지적은 있었다. 믿지 않았던 사람들이 지금부터 곤욕을 치를 모양이다.
부동산시장이 냉각된 결정적인 계기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이 발효되면서부터다. 부동산불패 신화를 외치던 목소리는 어느 사이에 잦아들었다. 일부 부동산전문가들은 부동산붕괴까지 전망하고 있다. 설상가상 잠재적 부동산 매입세력까지 구입을 망설이는 바람에 부동산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는 것.
아직도 거품이 제거되려면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상당 기간 관망해보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 있다. 구매심리 냉각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 및 주택과다보유자에 대한 고율의 세금부담 때문에 부동산투자는 이미 매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68% 이상 급등한 강남집값은 현재까지 고작 1% 밖에 하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렴한 고품질의 아파트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강남주택의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현재의 집값안정세가 단기현상이라 우긴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거래시장 자체가 사라졌다고 한다. 차기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완화한다면 부동산경기는 되살아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일본의 부동산 시장 붕괴 직전 도쿄에서 나돌던 주장과 많이 닮았다.
실제로 일본에선 부동산버블이 붕괴되면서 주택이 폭락하자 은행대출로 집을 매입했던 많은 회사와 개인이 파멸의 비극을 감수해야 했다. 상당수의 자살자를 낸 일본 부동산 파멸 역사가 서울을 중심으로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더구나 부동산시장의 냉각기류는 세계적인 현상이므로 이런 기류를 면밀히 읽는 슬기가 필요해 보인다.
일부는 수요공급의 원리를 들어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의 출생률은 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이며 인구의 고령화추세 때문에 주택에 대한 신규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 벌어지는 주택시장의 모양새가 14년 전 일본열도를 강타했던 부동산 붕괴의 전조와 아주 닮았으므로 모두 냉철해져야겠다. 주택은 사기는 쉽지만 팔기는 어렵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부동산 버블이 걷혀야 경제가 튼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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