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테보리에서 본 한진해운 상호강병구
유스호스텔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예테보리 여행을 시작했다. ‘뭘 봐야할까?’ 사실 이런 고민도 방문지를 알고 있을 때나 가능하다. 전혀 생뚱맞은 곳에 도착하면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 있다.
그래서 그냥 걷기 시작했다. 도시 전체로 보자면 서쪽 변두리에 치우친 유스호스텔에 출발해 동쪽으로 걷는다. 중심가로 향하는 트램들이 정확한 간격으로 지나가지만, 바쁜 일 없는 내가 꼭 타야할 것은 아니다. 돈은 아쉽고 시간은 많은 배낭여행객에게 도보여행은 필수이자, 최고의 여행이다.
마땅히 보여줄 지도가 없지만, 여행서에 나온 것을 상상하며 나를 쫓아와보자.
길을 따라 쭉 걷다보면 이란 음식점, 이탈리아 음식점, 일본 음식점, 인도 음식점이 차례로 보인다. 북유럽을 다니며 음식점이 붐비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웬만한 종류의 음식점은 있다.
특히 일본 음식점과 인도 음식점은 곳곳에 보인다. 터키 케밥집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더불어 패스트푸드점도 다양하게 있다. 맥도날드나, 피자헛 같은 미국계 패스트푸드점은 여기가 한국인지, 북유럽인지 구분이 안 간다.
걷다가 좀 큼지막한 트램역 뒤로 버거킹이 보인다면 시내 방향으로 정확히 가고 있는 것이다. 걷던 대로 동쪽으로 계속 걸어보자.
앗! 방금 지나친 누런 타일의 빌딩을 다시 봐보자. 그러면 익숙한 상표가 보일 것이다. 한국 상표가 붙은 건물 안내 표지를 보니 참 반갑다. 전에도 누누이 말했지만, 나 그런 사람 아닌데, 이상하게 여행 온 뒤론 한국에 관련 된 것만 봐도 반갑다.
이 해운사의 광고가 붙은 건물에서 북쪽을 보면 항구가 보인다. 그 근처가 덴마크 프레데릭스하운에서 오는 배가 정박하는 곳이기도 하다. 며칠 뒤 덴마크에서 노르웨이로 다시 가기 위해 배를 타고 왔을 땐 이곳에 서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