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든든한 후원자죠"

가족의 응원 힘입어 사업 시작... '고객을 내 가족처럼' 경영철학

등록 2007.05.08 13:50수정 2007.05.0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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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사업 아이템이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꿈꾼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신바람나게 하며 월급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는 1인 기업가가 되기를 소망하는 사람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제이스 케이크의 전미경(48)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성공한 대표적인 1인 기업가다. 전업주부였던 그는 가족에게 만들어주던 케이크를 독특하게 디자인해 인터넷을 통해 팔았다. 그러다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케이크를 만들어주는 '디자인 케이크'라는 신개념 창업을 했다.

2002년 자신의 집 부엌에서 시작한 사업은 점점 번창해 지금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가게를 열고 수강생들에게 강의도 하며 월 80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전미경씨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모습이 부럽다고 말을 꺼내자 "웬만한 프로가 아니면 쉽지 않은 게 사업"이라는 뼈 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박을 기대하고 겁없이 창업에 뛰어드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그는 "그 분야의 진짜 프로가 된 뒤에 자기 사업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충고한다. 그 역시 전업주부였다고는 하지만, 요리 경력 22년에 숙명여대에서 운영하는 '르 코르동 블루' 제과학교를 이수한 상태에서 케이크 사업을 시작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에 더 빠른 속도로 따라붙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사업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전씨의 성공 요인은 '가족'이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 가족의 따뜻한 응원에 힘입어 사업을 시작했고, 주문이 들어오면 가족이 케이크를 주문했다고 생각하며 유기농 밀과 저당 크림 등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여 정성을 쏟아 만들었다.

"제 인생에서 가족은 늘 최우선이었어요. 요리를 할 때나 케이크를 구울 때 가족이 맛있게 먹을 것을 상상하며 일했지요. 그런 자세를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했어요. '내 가족이 먹는다'라고 생각하며 만들었더니, 그 정성이 고객에게도 통하더라고요."

'디자인 케이크' 주문제작 대박... "재료 신선, 유기농만 고집하죠"

그의 케이크는 10만∼40만원 대로 일반 케이크보다 비싸다. 그러나 한번 받아보면 탄성이 나올 만큼 특별하고 독특하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과연 이런 고가의 케이크를 찾는 수요가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꾸준히 팔리더니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주문이 쏟아졌어요. 그때 원가를 낮추고 대량생산 체제로 바꿨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독특한 개성과 창의력이 없는 상품은 길게 가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고, 끝까지 손수 만든 아트 케이크를 고집한 것이 이만큼의 자리를 지켜내는 데 발판이 되었지요."

그에게도 유혹은 있었다. 프랜차이즈를 해보자고 권유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고사했다. 자기의 손을 떠나면 그것은 이미 진짜 내 일, 내 케이크가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생산량을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케이크의 '작품성'을 끌어내는 데 더 힘을 쏟았다. 민화, 불화, 화훼디자인까지 공부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케이크 만드는 실력은 향상되었고 대형 케이크를 의뢰하는 고객도 늘어났다. 수익은 저절로 늘어났다.

최근 디자인 케이크를 만드는 곳이 늘어나면서 경쟁 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위기감을 느끼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는 "오히려 기쁘고 보람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디자인 케이크를 최초로 시장에 내놓았고 그것을 계기로 새로운 산업이 형성된 것을 생각하면 뿌듯하다며 웃는다.

전미경씨는 한 달에 약 20개의 주문 케이크를 만들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의 소망은 예전과 다르게 훌쩍 커졌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대박을 꿈꾸지요. 큰 꿈을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너무 목표만 생각하고 급하게 진행하면 어그러지게 돼요. 노력 없인 성과도 없습니다. 사업에도 인생처럼 순리라는 게 있어요. 그것을 찬찬히 밟으면서 기본을 잃지 말고 느리게 걸어가세요. 그러면 돈과 일, 보람이라는 세 가지 보물을 주머니에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 #우먼 #성공 #케이크 #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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