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성공회대, 감신대는 반기독교 대학?

'이찬수 교수 대책위' 강남대 항의 집회 개최

등록 2007.05.08 11:56수정 2007.05.0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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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 이찬수 전 교수의 부당한 해직 사태가 사회의 많은 지탄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강남대에서 6년 6개월 동안 '기독교와 현대사회' 강의를 맡아 온 이찬수 교수는 학교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전임교수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불상에 예를 표했다'라는 이유로 지난해 1월 재임용 거부를 당했다.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강남대의 재임용 거부가 '심히 부당하다'라는 해석을 내렸으나, 강남대는 오히려 교육부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소송은 진행 중이며, 6월 22일에 결심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당 해고는 무능한 권력의 산물... 총장 결단이 해결책"

이찬수 교수의 복직을 위해 구성된 '강남대 이찬수 교수 부당해직 사태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5월 2일 강남대 정문에서 항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책위 회원들은 학생들에게 사태를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서명운동을 하며, 종교와 교육을 볼모로 상식과 원칙을 유린하는 강남대의 반사회적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강남대가 종교적 정체성을 명분으로 대학의 존재 이유인 교육을 훼손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대학은 교회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강남대는 신학대학이 아닌 종합대학이며, 별도의 종교 재단에 의해 운영되지도 않는다. 단지 창학 이념을 기독교적으로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 오창익 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달리 생각한다는 이유만으로 법적으로 보장된 교수의 지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가진 자들의 오만과 폭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이하, 전해투)' 회원들이 참여해 이찬수 교수의 복직 운동에 연대의 힘을 전했다.


규탄 발언에 나선 백형근 전해투 조직국장은 "해고노동자를 일반 기업만의 특수 사례로 보는 것은 오해"라며 "부당 해고는 사회의 부패한 권력이 있는 모든 곳에서 언제든 발생하는 폭력"이라고 말했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이성을 만들어 가야 할 교육 공간에서 발생한 이찬수 교수의 해직 사태가 대표적이다.

백형근 조직국장은 "미래를 짊어지겠다는 최고 교육기관인 대학에서도 비상식적이며 불법적인 해직 사태가 벌어진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라며 "사회 전체가 함께 투쟁하고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택시 해고 노동자인 오기환씨는 주변 사람들이 해고 노동자를 앞장서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강남대에서는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까지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기환씨는 "동료의 부당한 피해에 눈감는 강남대 교수들은 교육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라고 비난하고,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며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 학생들이 앞장서서 이찬수 교수를 복직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남대 졸업생이기도 한 김완수 한국사회당 경기도당 위원장도 "상식도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교수와 학생들이 과연 강남대의 옛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관용적 종교의 토양에서 생겨난 강남대의 명예 회복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애써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번만이라도 이찬수 교수의 강의를 들어본 학생들은 모두 이 교수의 학자적 능력과 열정을 알고 있다"라며 "이번 해직 사태는 학교에 전권을 행사하며 족벌 체제를 구축하려는 총장과 일부 교직원들의 무능력과 오만에서 비롯됐다"라고 지적했다.

기독교 정신을 훼손하고, 교육자적 자질이 부족하다는 명분으로 강남대에서 해직된 이찬수 교수는 해직 이후 강남대보다 더욱더 기독교적 정체성이 강한 이화여대, 성공회대, 감신대 등에서 기독교 관련 강의를 진행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해결을 위한 어떠한 의지도 안 보이는 강남대

한편, 지난 해 말과 올 초 사이에는 강남대 측 소송 변호사가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 역할을 자임해 재판 연기까지 요청하며 학교 측과 이찬수 교수사이의 중재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이찬수 교수는 변호사와 문구까지 상의해 가며 학교의 사회적 명예가 실추된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총장에게 대화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중재에 협조를 했다.

그러나 해직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윤갑수 교목실장을 비롯한 총장 측은 일체의 만남이나 답변을 거부하고, 어떠한 중재적 노력도 기울이지 않아 결국 중재는 실패로 끝났다.

손상훈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국장은 "중재는 양측이 서로 한발씩 물러나 갈등을 피하고 상생을 만들어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강남대 측이 보여준 것은 이 교수의 종교적 신념과 교육자적 양심을 모두 짓밟은 채 오로지 강남대의 요구 사항만을 강요한 폭력에 불과했다"라고 비난했다.

손상훈 국장은 "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총장 자신의 의지와 결단"이라며, 하루 빨리 이찬수 교수를 복직시켜 학교의 명예를 되찾을 것을 촉구하였다.

지난 3월, 참여불교재가연대, (사)우리신학연구소, 기업책임시민연대 등 각 종교단체들로 구성된 '개혁을위한종교인네트워크'는 2006년 종교간 대화와 협력의 '디딤돌'로 이찬수 교수를, '걸림돌'로 강남대를 선정한 바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찬수 교수는 "다시 한번 이번 해직 사태로 강남대의 사회적 명예가 실추되는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는 "오랫동안 생활한 강남대에 대한 애정을 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개인적으로도 지극히 안타깝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강남대가 더욱더 성숙하며 모범적인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원한다"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찬수 교수가 복직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강남대 항의 집회를 개최하고, 시민사회에 강남대의 부당함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복직 운동을 비롯한 이찬수 교수의 활동 소식들은 대책위 사이트(http://www.hrights.or.kr/yichansu/main.htm)에서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권연대 최철규 간사가 작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주간 <사람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이찬수 교수 강연 안내

'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은 5월 ‘문화나눔마당’의 이야기 손님으로 이찬수 교수를 모시고 시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마당에서는 이찬수 교수를 통해 우리시대의 기독교의 역할, 큰 틀에서 바라보는 현시대 교회의 이단과 정통 논쟁에 대해 들어보고, 해직사태 이후의 솔직한 소감과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주제: 시대의 눈으로 바라 본 기독교
- 일시: 5월17일(목). 오후 7시30분
- 장소: 인권연대 교육장 (4호선 한성대입구 7번 출구에서 2분 거리)
- 문의: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www.artizen.or.kr, 이종수 017-224-9818)
- 후원: 당당뉴스(www.dangdangnews.com)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권연대 최철규 간사가 작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인권연대 웹진 주간 <사람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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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 #기독교 #이찬수 #종교 #종교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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