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버팀목과 사랑 나무

어버이날을 맞이하며

등록 2007.05.08 17:20수정 2007.05.08 18:0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버이날을 맞이하며 ①] 버팀목

든든히,
꿋꿋이,
언제까지나.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그 순간까지.

안간힘쓰며
겨우겨우
살아온 세월.

더 이상
설 곳 없어
주저앉으려는 찰나,
당신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습니다.

하늘 깊은 곳 감춰온
사랑의 메시지를
이제
당신께 드립니다.

사랑과 정열로 살아오신
당신의 삶 앞에
감히 고개 들지 못하고
조아려 아룁니다.
당신께서 주신
그 가르침
가슴 깊이 새기며
당신의 분신으로 살아가기 원합니다.

걷어차여진
이불을 덮어주시던
당신의 그 따스한 손길,
오로지
자식들 걱정으로
편히 잠들 수 없었던
수많은 당신의 밤들,
이제는
철이 들어
조금은 알 듯 합니다.

저희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시려
슬픔과 고통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당신의 그 깊으신 뜻을
희미하게나마 깨닫게 됩니다.

위풍도 당당하시던 그 모습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모습으로 된 것은
바로
저희의 죄임을
이제야 겨우 느끼게 됩니다.

건강하십시오!
만세를 누리십시오!

당신께서 주신 그 사랑의
백 만 분의 일이라도
돌려드릴 수 있도록,
저희들이 완전히 철이 들어
당신의 버팀목이 되어드릴 수 있을 그날까지
저희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십시오.
당신은 언제까지나
저희의 믿음의 기둥이십니다.


[어버이날을 맞이하며 ②] 사랑 나무

a

아버지의 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큰 나무 ⓒ 영짱

소리 없이,
묵묵히,
그렇게 끊임없이,
주기만 하는 나무가 있습니다.

항상
미소의 가지를 펼치며
피곤한 새들의 보금자리 되기를 마다치 않는, 그런
넓은 가슴의 나무가 있습니다.

자신의 껍질이
벗겨져 나가는 동안에도
그 나무는 결코
흔들림이 없습니다.

푸른 웃음 간직한 채
한 자리 지키며
모든 이에게 베풀며
살아온 나무입니다.

가지에 내린 흰 눈
골골이 파인 나이테
그의 연륜을 말해줍니다.

보듬어 감싸 안으며
덮어가며 살아온 인고(忍苦)의 세월
도려내진 아픔을 묻고 살아온 시간들
사랑으로 도말(塗抹)하여진 상흔들.

그 나무는 오늘도 그렇게
사랑의 향기를 흩뿌리며 살아갑니다.
당신께서 바로
그 사랑나무이십니다.

덧붙이는 글 | 구은희 기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 어드로이트 칼리지 학장이자 교수, 시인입니다.

덧붙이는 글 구은희 기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 어드로이트 칼리지 학장이자 교수, 시인입니다.
#어버이날 #버팀목 #사랑 나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미국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3일마다 20장씩... 욕실에서 수건을 없애니 벌어진 일
  2. 2 참사 취재하던 기자가 '아리셀 유가족'이 됐습니다
  3. 3 [단독] '윤석열 문고리' 강의구 부속실장, 'VIP격노' 당일 임기훈과 집중 통화
  4. 4 23만명 동의 윤 대통령 탄핵안, 법사위로 넘어갔다
  5. 5 이시원 걸면 윤석열 또 걸고... 분 단위로 전화 '외압의 그날' 흔적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