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the cuts!' 광고 장면 캡쳐
처음에는 공익광고인 줄 알았다.
왜 우리가 흔히 보지 않는가? 에너지절약 문제라든가, 원자력이 안전하다든가, 국민연금이 참 좋은 제도라고 홍보하는 광고 말이다. 아니, 한미FTA에 대한 정부의 선전도 광고로 방영되고 있는 것을 보면 '공익광고'라는 표현보다는 '정부 홍보 광고'라는 게 적절할 것같다.
어찌 됐든 그런 광고의 일종인 줄 알았다. 의료보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연대의 정신을 강조하는 광고영상. 이를 미국 사회 내 마이너리티들이 등장해서 차분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홍보 광고로 생각해서 처음에는 자세히 듣지는 않았는데, 반복해서 듣다보니 복지혜택을 삭감하고 있는 뉴욕주지사에게 항의하는 내용이었다. "스톱 더 컷(stop the cuts)!" 그들의 요구는 복지예산 삭감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공익광고? 아니, 사회운동진영의 광고잖아?
90년대 뉴트 깅그리치 미국 전 하원의장은 '미국과의 계약'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적이 있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그는 방만한 복지예산의 삭감을 주장했고, 이를 관철시키면서 이민자들의 복지혜택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특히 의료보험제도는 그 비효율성 때문에 항상 논란거리였다. 그런데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주지사도 최근 이 문제를 제기한 모양이다.
여하간 이 광고에는 복지혜택이 삭감되었을 때 갈 곳 없는 노인들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씁쓸한 표정이 노출돼 있다. 복지 혜택이 축소될 경우 이들을 어찌하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미국의 사회복지는 사회적 연대를 의미하는 것이고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가 이 광고에 담겨있는 것이다.
누가 이런 광고를 하는 것일까? 정치적 반대자가 하는 것일까? 광고 내용보다도 광고주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또 저런 광고를 받아주는 방송국에 대해서도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우리도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정부 광고에 대항해서 저런 광고를 방영해보면 어떨까? 가령 '한미FTA의 진실'…. 뭐, 이런 광고 말이다.
스피처 뉴욕주지사에게 직접적으로 요구사항을 말하는 광고도 있다. 비영리로 운영되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난 당신을 뽑았는데, 의료관련 예산을 줄이는 일을 하다니…"라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광고는 한가지 종류가 아니라 다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TV에 광고를 내보내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처음 이 광고를 접했을 때 사회운동 진영의 광고라는 것은 상상치 못했던 것이다.
한국에선 광고 못해... 돈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