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루이스를 새롭게 만나다!

[서평] 조지 세이어의 <루이스와 잭>

등록 2007.05.09 17:59수정 2007.05.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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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사

옥스퍼드 모들린 칼리지 영문과 교수이자 시인, 문학비평가요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로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회의자의 사도 C.S. 루이스. 그의 생애를 담은 전기 <루이스와 잭>(조지 세이어 지음/홍종락 옮김/홍성사)은 루이스의 어린 시절과 그가 쓴 초기 시, 무어 부인과의 관계, 킬른스에서의 생활 등을 담고 있으며 독자들이 생각해 온 기독교 변증가로서의 모습보다는 좀 더 인간적인 루이스의 면면을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조지 세이어가 들여다 본 C.S. 루이스의 삶의 흔적들은 마치 가까이서 보는 것처럼 친근하다. C.S. 루이스는 좋은 부모와 좋은 환경, 즉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장티푸스가 창궐하던 때라 그의 부모는 지나치리만큼 자녀들의 건강을 걱정하고 조심할 정도였다고 한다.

네 살 무렵의 어느 날 루이스는 느닷없이 자신의 이름이 '잭시'라고 주장했고 그렇게 부르지 않으면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 후로 친구들 사이에서 '잭'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놀라운 상상력은 그가 자신이 미치지 않을까 염려했을 정도였으며 글을 배우기 전에 이야기를 만들어 내어 아버지가 받아 적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잭의 집에는 많은 책들이 있었다. 어딜 가도 책, 책이었다. 그의 부모가 읽고 싶은 책을 거의 다 사 모았던 탓에 언제나 집에는 책이 넘쳐났다. 그는 열 살 때 글쓰기 습관을 갖게 되었으며 매일 일정 시간, 비 오는 날에는 또 거의 하루종일 다락방에서 책을 쓰고 삽화를 그렸다고 한다. 그 뛰어난 상상력이 <나니아 연대기>를 쓰게 했으며, 그의 삶의 행간마다 지성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았음을 볼 수 있다.

C.S. 루이스가 어떻게 위대한 문학가요, 변증학자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 어렸을 때를 추적해 보면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이 책에서는 '예기치 못한 기쁨'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가족 문서' 이야기라든지, 그의 초기의 시와 작품들, 또 그의 생애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조이'와의 사랑을 담고 있다. 58세 때까지 독신으로 살아왔던 그에게 '조이'는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었던 것 같다. '조이'와의 사랑과 이별 그 이후의 삶도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아울러 그에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과의 만남들, 친구들과 나눈 편지, 무어 부인과의 관계, 킬른스에서의 생활, 모들린 칼리지에서의 나날, <나니아 연대기>, <고통의 문제>, <순전한 기독교> 등이 탄생하게 된 배경 등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루이스와의 29년간의 우정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루이스의 생애를 들려준다. 조지 세이어는 C.S. 루이스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루이스와 함께 오래 지내면서 점점 그의 선함과 거룩함을 느끼게 되었다. 기도, 신비한 체험에 열린 자세, 자연을 벗 삼는 습관은 루이스를 거룩함으로 이끄는 자양분이 되어 주었다. 루이스는 종교적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그러면서도 재치 있는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다. 그 의무 중 하나는 언행일치였다."

철저하게 무신론자였던 C.S. 루이스가 다시 기독교로 회심하는 과정은 7년여에 걸쳐 일어났다. 그의 회심은 갑자기 '새로운 삶으로의 갑작스런 돌진이 아니라 오래 지속된 영적 고질병에서 느리고도 서서히 회복된 과정이었다'고 적고 있다.

그는 1926년 무렵에 확고한 무신론자가 되었지만 진정한 의미의 기독교인으로의 회심은 아니었다. 같은 학교의 동료였던 고전학 교수 웰든의 입을 통해 나온 고백을 듣고 그는 충격에 휩싸였다.

루이스의 말에 의하면 웰든은 '모든 신조와 단정적인 주장을 비웃는 냉소주의자'였다. 그런 웰든의 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인정하는 것을 듣고 그는 믿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는데, 그렇다면 그는 미치광이거나 거짓말쟁이사기꾼이거나 아니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루이스는 회심 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산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회심 후 바로 그해부터 기독교 신앙의 전도자가 되었고 뛰어난 기독교 소설가와 대중 신학자가 된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자유를 느꼈던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위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더 거듭나게 된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글을 평이하게,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는 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루이스와 잭>은 위대한 한 인물의 삶의 궤적 속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는 통로가 되리라 본다.

루이스와 잭 - 회의자의 사도 C.S.루이스의 생애

조지 세이어 지음, 홍종락 옮김,
홍성사, 2006


#C.S. 루이스 #루이스와 잭 #홍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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