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해 강의중인 안건모 '작은책' 발행인이명옥
<작은책> 이야기는 대부분 사람들이 읽으면서 부담스러워한다. 어떤 이는 대놓고 책이란 기쁘고 즐거운 위로를 받기 위해 읽는 것인데 내용이 너무 어둡지 않은가? 더 밝은 쪽으로 편집을 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면 그는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라는 것은 세상이 바뀌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일터에서 드러나는 부조리와 부정의를 바꿔나가는 것, 잘못된 생각을 바꿔나가는 것, 즉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생활 속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이다.
2. 생활글이란 무엇인가?
생활글이란 진실과 이 사회 부조리를 다른 이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자기 주장과 사상을 다른 이들에게 설득하면서 솔직하고 꾸밈없이 자기만의 목소리로 쓰는 글이다. 생활글은 자기가 드러나야 하기 때문에 맨 처음 글을 쓰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때 무척 힘들어 한다. 하지만 자기를 들어내지 않고 진정한 생활글을 쓸 수 없다.
자기 주변, 일터처럼 자기가 가장 잘 아는 것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가라. 버스 토큰통 변천 역사는 기사들의 삥땅 역사와 맞물려 있다. 기사들이 도둑이라기보다 사업주가 삥땅을 잠정적으로 인정하면서 임금을 낮게 책정했기 때문에 삥땅이 생겨난 것이다. 기사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70~80㎞ 이상 밟으면서 삥땅을 쳐야 했다.
기사와 사업주와 전쟁은 감시카메라 설치를 끝으로 사업주의 승리로 끝났지만 삥땅 이면에 사업주와 기사들의 치열한 다툼이 있었다. 누구나 법률이나 한미FTA에 관해 글을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이야기 역시, 현장의 운전기사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글이다.
3.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
글쓰기는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다. 글을 계속 쓰면서 배우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은 있다. 이 부분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한 조언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소주제를 드러내고 주제에 맞추어 글을 풀어가는 두괄식 서술이 가장 무난한 방식이다. 글을 읽어가면서 주제와 동떨어진 문장은 없앤다.
주어와 서술어를 맞추고 단락을 잘 구분해라. 단락을 펼치는 방법에는 행동이나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풀어가는 서사법, 대상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묘사법, 사물에 관해 알기 쉽게 풀이하는 설명법, 어떤 문제에 대해 견해나 주장을 내세우고 합리적으로 뒷받침하는 논술법이 있다.
글은 되도록 단문으로 간결하게 쓰는 연습을 해라. 96년까지 맞춤법도 제대로 몰랐다던 그가 글쓰기를 배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통상임금 소송을 통해 회사와 법적 다툼을 시작하면서 소장 베껴 쓰기 하면서부터였다. 당연히 그의 글은 길게 이어졌다.
그가 처음 이오덕 선생을 만났을 때, 글을 본 이오덕 선생은 버럭 화를 내며 "아니 살인미수 저지려고 하느냐? 도대체 숨이 막혀 죽겠다. 짧게 단문으로 쓰는 연습부터 시작해라. 한 문장에 주어 서술어가 3개 이상 들어가는 문장은 좋은 문장이 될 수 없다"는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4. 어떤 생활글이 좋은 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