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터제로 아니 실험예술은 당장의 가치보다 미래의 가치를 위해 존재한다. 미래를 위해 우리 사회는 조금 너그러워질 수는 없는 것일까?김기
그러나 씨어터제로 심철종 대표는 “씨어터제로는 우리나라 실험예술의 메카이자, 보루이다. KT&G측은 입주가 아닌 프로그램별로 허용하겠다는 입장인데, 이것은 실험예술과 씨어터제로의 정체성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프렌지페스티벌 등 홍대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화행사에 씨어터제로는 모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애초에 합의된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해서 싸울 것을 내비쳤다.
심철종씨는 KT&G의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운운은 앞뒤를 모르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그 자리에 씨어터제로가 입주키로 한 것은 관할 구청의 중재로 3년 전에 합의된 사항이고, 우리는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이 소극적인 후원.협찬을 떠나 직접 문화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욕 자체를 비판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존 문화예술인들과 마찰을 빚어가면서 무리한 강행을 하는 것 또한 변변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게다가 KT&G가 공기업인 만큼 문화예술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자본의 횡포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모습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이날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젊은 홍대를 상징하는 것 중 하나인 클럽들을 대표하는 클럽문화협회 최정한 회장은 “홍대앞 거리는 다른 곳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일면만 놓고 본다면 다를 바 없겠지만 전체를 보면 한국 아니 아시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복합문화의 공간이다. 그런 다양성의 원심력은 실험이 허용되는 분위기이며, 그 원심력은 씨어터제로라는데 아무 이견도 없다”고 홍대 거리 모두가 씨어터제로의 원상회복을 바라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이 날 행사를 총연출한 한국실험예술 김백기 대표는 “예술이 돈을 만들지는 몰라도 예술가는 가난하다. 가난을 무릅쓰고 예술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심이다. 그것을 꺾고자 하는 것은 예술을 꺾는 것이다”라면서 씨어터제로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 | [반론] KT&G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 | | | 위 기사를 접한 KT&G 홍보실은 아래와 같은 요지의 반론문을 오마이뉴스로 보내왔다. 비판에 대한 해명 보장 차원에서 이를 게재한다.
KT&G가 이 건물을 매입한 것은 우리 나라 아마추어 문화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씨어터제로는 이 건물에 대한 입주가 관할구청의 중재로 애초에 합의되어진 사항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 건물주와의 관계이지 KT&G와는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또한 씨어터제로의 입주가 전 건물주와의 사이에서 합의되어졌다고 하나, KT&G는 건물 매입시점에서 사용계약이나 문서합의가 된 사항은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KT&G는 씨어터제로의 건물입주를 보장해 줄 위치가 아님에도 씨어터제로가 과거 이 지역에서 오랜동안 공연활동을 해 온 정황과 건물의 사용용도를 감안하여 입주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입주요구의 수용은 합리적인 선에서의 수용을 의미하는 것이지 씨어터제로의 요구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은 아님을 밝힙니다. / KT&G 홍보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