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오마이뉴스 김태경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철도 연결이 굉장히 늦게 된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대내외적 어려움과 도전을 이겨내고 시험 개통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개인적으로는 철도·도로 연결과 많은 인연이 있다, 그래서 더욱 이번 열차 시험운행이 감개 무량하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현 세종재단 이사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 전 장관은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수행인사 자격으로 17일 경의선 시험 운행 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임 전 장관은 "지난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 19조에는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해로, 항로를 개설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당시 나는 고위급 대표로 참석해 북측과 협상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벌써 16년이 되었는데 이번 시험 운행 열차에 타게되니 그 때 우리 쪽 안을 가지고 북측과 상당한 논의를 했던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임 전 장관은 "2000년 7월과 9월 남북장관급 회담 때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에 정식 합의했지만 이미 그 해 6월 남북 정상회담 때 철도와 도로 연결, 남북 인적 교류를위한 '평화 회랑'의 건설이 상당히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두 정상들이 철도·도로를 연결해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나중에 시베리아 대륙횡단 철도와 연결하면 한반도가 물류의 중심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여기에 남북이 경제적으로 같이 발전하고 군사적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고 판단해 합의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해선 연결과 관련 임 전 장관은 "2002년 4월 특사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제의해서 동해선 연결에 합의했다"며 "동해선 연결은 방북하기 전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데 김 위원장이 상당히 역점을 두고 강조해 합의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3번이나 철도·도로 연결과 인연이 있다"며 "이제 민족의 혈맥이라 할 수 있는 철도가 연결되게 되어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고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장관은 "국민의 정부 때 구상했던 평화 회랑이 동쪽과 서쪽에 다 가동되고,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되어서 한반도가 물류의 중심이 되고 남북 공존 공영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이번 경의선과 동해선에 탑승하는 남측 인사 가운데 최연소자는 울산 제일중학교 장진구(14)군과 인천 용현여자중학교 홍지연 양이다. 둘 다 '미래세대' 자격으로 선발되었는데 MBC의 '느낌표'의 통일 퀴즈인 '남북한 어린이 알아맞추기 경연'에 출연했었다.
장군은 "시험 운행 열차에 탑승하게 되어서 아주 설렌다, 무엇보다 친구들이 가보지 못한 곳을 가보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장군은 "친구들을 잘 다녀오라며 아주 부러워했고, 부모님은 저한테 '복 받은 아이'라고 말했다"며 "북한에 가면 그 쪽 사람들과 사회나 문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북한 어린이 알아맞추기 경연'은 북한에 가서 그 곳 학생들을 상대로 문제를 내고 푸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은 뒤, 다시 똑같은 문제를 남한 학생들을 상대로 제시해서 풀기 대회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장군은 지난 2005년 울산명정초등학교에 다닐 때 같은 학교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 | 반세기만의 남북열차티켓 누가 잡았나 | | | 명계남씨, '마지막 경의선 기관사'도 눈길 | | | |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반세기만에 휴전선을 넘어 운행하는 남북 열차의 티켓을 잡은 행운의 주인공들은 누구일까.
14일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 실무접촉에서 합의한 결과, 우리 측 탑승인원은 경의선과 동해선에 100명씩 모두 200명이다. 반면 북측은 50명씩 탄다.
행사를 주관하는 통일부는 나름대로 엄격한 인선 기준을 적용했다.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관계 있는 통일외교통상위, 건설교통위, 국방위, 평화통일특위, 해당 지역구 의원들만 참석시키고 시험운행의 의미를 고려해 2000년 정상회담 수행인사를 참여시키는 등 각계 각층 인사를 망라했다는 것.
일각에서는 `한 번 탈 수 없느냐'는 민원도 있었고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건설교통부 당국자 중에서도 업무 유관도를 기준으로 엄선됐다는 후문이다.
우선 현직 공무원이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철도 관계자도 꽤 많다.
경의선에 이재정 통일부 장관,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 김영룡 국방부 차관, 반장식 기획예산처 차관, 서훈 국정원 3차장, 조중표 외교부 차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위원장인 진동수 재정경제부 차관이 포함됐다.
특히 청와대에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윤병세 통일안보정책수석, 윤승용 홍보수석, 조명균 안보정책비서관 등이 나란히 경의선에 탄다.
경의선에는 통일외교안보 및 경협라인의 고위급이 주류를 이룬 셈이다.
동해선에는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을 시작으로 신언상 통일부 차관, 정진호 법무부 차관 등이 고위급 관료로 꼽힌다.
나머지 고위공무원이나 팀장, 사무관급, 주무관급 공무원도 통일부와 건교부 소속이 많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제5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북측으로부터 군사보장 조치를 받아낸 우리측 대표단의 정승조(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문성묵(대령)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이 각각 경의선과 동해선에 탑승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강만길 친일반민족행위규명위원장, 백낙청 6.15공동위 상임대표, 송기인 과거사정리위원장,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도 눈에 띈다.
이번에 우선선정 대상이 됐던 6.15수행원 출신으로는 임동원.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고은 시인 등 3명만 티켓을 받았다. 하지만 참석을 희망했던 정동영 전 통일 장관은 도중에 명단에서 빠졌다.
정계에서는 통외통위 김원웅 위원장과 국방위 김성곤 위원장, 평화통일특위 배기선 위원장, 통외통위 간사인 진영 한나라당 의원과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건교위의 김석준 한나라당 의원과 문학진 열린우리당 의원, 파주 지역구의 이재창 한나라당 의원, 속초ㆍ고성ㆍ양양 지역구의 정문헌 한나라당 의원 등도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한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 `0순위'로 꼽히면서 이재정 장관이 직접 `초대'했지만 독일 방문 일정 때문에 탑승이 무산됐고 최경환 비서관만 탑승한다.
경제인으로는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개성공단 개발업체인 한국토지공사의 김재현 사장, 양천식 수출입은행장, 이철 철도공사 사장, 김기문 로만손 소장 등이, 연예인으로는 통일부 홍보에 참여했던 고은아가 행운을 잡았다.
문화예술인으로 이건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유시춘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 판화가 이철수씨 등이 타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을 지낸 명계남씨가 동해선에 탑승하게 돼 눈길을 끈다.
또 고 문익환 목사의 미망인인 박용길 장로, 리영희 한양대 교수도 철도 운행의 감격을 맛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의선의 마지막 기관사로 유명한 한준기씨도 팔순의 나이에 경의선 열차에 다시 오르는 소원을 이루게 됐다.
청소년 중에는 방송사의 `느낌표' 프로그램의 통일관련 퀴즈에 참가했던 울산제일중학교 장진구 군과 인천 용현여중 홍지연 양이 각각 경의선과 동해선의 최연소 탑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밖에 이완배 파주시 통일촌 이장과 김남환 고성군 명파리 이장 등도 지역대표로 탑승권을 받았다.
prince@yna.co.kr(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연합뉴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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