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들빼기와 무대의 주인공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야

등록 2007.05.17 18:03수정 2007.05.17 18:03
0
원고료로 응원
멀리서 볼 때에는 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흔들리기 때문에 꽃인가 보다 생각한다. 시선을 잡아끄는 힘이 조금도 없다. 더군다나 색깔조차 희미하다. 있는지 없는지조차 구분하기 어렵다. 꽃의 크기 또한 그렇다. 활짝 피어보아야 매우 작다. 꽃이 피어나기 전의 꽃봉오리일 적에는 색깔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a

고들빼기 ⓒ 정기상

고들빼기는 무대의 주인공은 되지 못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화려한 꽃들이 아주 많다. 수국이며 창포 그리고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수련에 이르기까지 매혹적인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사람들의 눈길은 당연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들에게 향한다.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초라한 고들빼기에 관심을 두는 이는 얼마 없다.

청운사(전북 김제시 청하면) 가는 길 어귀의 한적한 구석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고들빼기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하게 들여다보니, 멀리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우선 노란 색깔이 마음을 잡는다. 그 어느 꽃과 비교하여도 절대 뒤지지 않는 화려한 색깔이었다.

a

주인공 ⓒ 정기상

활짝 피어난 꽃의 모습은 더욱더 우뚝하였다. 비록 그 꽃의 크기는 작았지만, 우주를 채우고 있는 향은 그 어떤 화려한 꽃보다도 돋보였다.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번지는 노랑이 온 세상을 새로움으로 넘쳐나게 하는 것이다. 구들빼기는 우주의 중심에 서서 당당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멀리서 보았을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당당한 모습으로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밖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이 되느냐 또는 주변의 엑스트라가 되느냐의 결정은 객관적인 시각이 아니라 주관적인 문제라는 결혼에 이르게 된다.

a

당당한 자세 ⓒ 정기상

삶의 무대에서 주인공은 누구인가.

당연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개인들이다. 스스로 자신이 주변부에서 서성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주인공이 될 수 없는 것이고, 당당하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서 새로운 세상을 개척해가면서 살아가게 되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제3자의 시각은 주인공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판단 기준에는 상관이 없다.

고들빼기 꽃은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당당하게 해내고 있었다. 꽃을 당당하게 피워냄으로써 스스로 무대의 주인공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일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주인공이니, 주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까닭이 없는 것이다.

a

아름다운 인생 ⓒ 정기상

나를 들여다본다. 내 인생에 있어 나 자신은 무대의 주인공으로서 떳떳하게 행동하고 실천해왔는가? '그렇다'라고 쉽게 답할 수가 없다. 주변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면서 눈치를 보며 쩔쩔매던 일이 너무나 많다.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적은 시점에서 남아 있는 시간이라도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살아야겠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김제에서 촬영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김제에서 촬영
#고들빼기 #전북 김제 #청운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렇게 어렵게 출제할 거면 영어 절대평가 왜 하나
  2. 2 궁지 몰린 윤 대통령, 개인 위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나
  3. 3 동네 뒷산 올랐다가 "심봤다" 외친 사연
  4. 4 '파묘' 최민식 말이 현실로... 백두대간이 위험하다
  5. 5 헌재는 지금 5 대 4... 탄핵, 앞으로 더 만만치 않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