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그녀는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소녀같은 풋풋함은 잃지 않았다.노영심 홈페이지 (www.pianogirl.co.kr)
오월의 따스한 햇살이 눈부셨던 17일 낮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2007 명동대성당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노영심씨의 연주회 ‘5월의 피아노’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으며, ‘음악으로 드리는 기도’라는 주제로 이해인 수녀의 시낭송과 함께 행사가 진행되었다.
공연시작을 알리는 성당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 ‘삼종 기도’를 바쳤고, 어느 덧 마흔을 바라보는 소녀가 조용히 무대 앞으로 등장했다. 잠시 피아노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건반에 손을 올려놓은 그녀는 잔잔한 음악선물을 관객들에게 들려주었다.
일상에 대한 소소한 성찰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노영심 특유의 수줍은 감수성으로 표현한 피아노 연주는 듣는 이들로 하여금 아련한 순애보를 느끼게 했다. 특히 피아노와 멜로디언을 함께 연주하는 새로운 음악기법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노영심, 그녀는 1989년 변진섭이 부른 ‘희망사항’을 작곡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내 마음의 조각 글>, <보이지 않는 선물> 등의 시집과 산문집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노영심씨는 자신의 특기를 피아노라고 할 만큼 피아노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고, 피아노 연주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꽃씨’이자 아름다운 삶을 가꾸게 하는 ‘따뜻한 봄바람’이라고 말한다.
몇 곡의 잔잔한 피아노 연주가 끝나자 그녀는 무대 앞으로 나와 수줍은 미소로 관객들에게 인사하며, 오늘 공연에 함께 할 이해인 수녀를 소개했다. 이해인 수녀와 노영심씨의 인연은 지난 95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지금까지 각별한 사이로 지내오고 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이해인 수녀는 2001년 노영심씨의 결혼식을 에피소드 삼아 말문을 열었다.
“2001년 결혼식 때 얼떨결에 영심 씨가 던지 부케를 받았죠. 수녀는 결혼을 할 수 없는데, 결혼식이 끝난 뒤 수녀원에 들어가 혼자 고민하며 마음고생 많았죠. 아마 당시 연예가중계에서 영심씨의 모습보다 제 모습이 많이 나왔을 거예요. 정말이지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답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