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는 흥겨운 잔치로 이어졌습니다.배만호
점심을 먹고 이웃들과 술을 한 잔씩 나누어 마신 농민들은 흥겨운 춤판을 벌였습니다. 신명나는 자리는 이를 지켜보는 경찰과 군청 직원들로 인하여 점점 흥이 가셨고 급기야 몇몇 사람들이 군청을 향해 돌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들의 힘으로 젊은 경찰들과 맞설 수는 없었습니다. 제대로 한풀이를 하지 못한 할머니들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고, 흥분을 가라앉힌 농민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가 농사일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민들은 오후 3시경 자진 해산했습니다. 하지만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군청측의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현실이 참담할 정도입니다.
나이가 너무 많아 제대로 된 나이를 모른다는 할머니와 허리조차 펴지 못하는 할머니. 모두들 움직이는 것조차도 힘겨운 몸을 이끌고 내 동네, 내 땅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으러 나왔습니다.
맑고 깨끗한 고향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겠다는 것이 죄인가요? 고향을 지키겠다는 사람들을 함양군과 (주)함양리조트는 권력과 재력을 동원해 이간질 시키고 있습니다. 한가족처럼 지내던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갈리면서 서로 말도 하지 않고 지낼 정도로 서먹해졌습니다. 보상금을 둘러싸고 이웃끼리 다툼이 생기기도 합니다.
양극화 해소를 외치는 정부는 돈 많은 사람들만이 즐기는 골프장을 마구잡이식으로 허가해주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일까요?
덧붙이는 글 | 평생 데모란 것을 모르고 살아오신 분들이 고향땅을 지키려고 데모를 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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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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