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 대세라면 대세에 따르겠다"

노 대통령, 19일 무등산 등반... 노사모 등 200여명에게 연설

등록 2007.05.19 18:37수정 2007.05.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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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완 : 19일 저녁 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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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브리핑

노무현 대통령은 범여권의 통합신당 논의와 관련해, 19일 광주 무등산 장불재에서 "정치에서 대의와 대세는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때로는 대의가 대세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대세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무등산 산행 이후 광주지역시민단체 관계자들과의 오찬에서도 "대의와 대세가 상충될 때 대세에 따르겠다"면서 "우리당이 통합을 하면 거기에 따르겠다. 그게 국민들의 생각이므로 그렇게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지역주의로의 회귀는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질서있는 통합'이라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밝힌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글에서도 "변화든 통합이든 구체적인 내용과 과정은 제 생각과 다르게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당이 합법적이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결정하면 그것이 자신의 의견과 달라도 따르는 것이 정치인 노무현의 원칙"이라고 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오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모임(노사모)' 회원 150여명과 광주전남지역 시민단체 관계자 30여명과 함께 광주 무등산 장불재에 올라 40여분 동안 연설했다.

"절차 밟아 통합 한다면 따르겠다. 여러분도 그렇게 가자"

노 대통령은 "나는 지역주의로 돌아가는 통합은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 한적이 있다"면서 "그 때도 지금도 그것이 대의다. 그러나 그 이유 때문에 우리당이 분열되고 깨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 때 당이 절차를 밟아서 규칙에 따라 통합을 한다면 그 결과는 무엇이든지 따르겠다고 했다. 여러분도 그렇게 가자"라며 "제가 속한 조직의 대세를 거역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 패패주의에 빠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에서 대의와 대세는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때로는 대의가 대세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나는 한번도 대세를 거스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시달렸다"면서 "앞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참여정부 주요 정책 중에서 안하겠다고 부정할 정책이 몇개나 있을지 모르겠다. 지켜볼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문빈정사에서 3.4km 떨어진 장불재에 도착해 11시 30경부터 노사모 회원 등 200여명 앞에서 40여분 동안 즉석 연설을 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정부이고 성과도 많다"면서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정책들을 한나라당 후보들이 엎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며 반박하기도 했다.

"내가 살아있는 것이 신기... 우리당 '앵꼬'"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와 관련 "내가 대선에서 부산지역에서 30% 지지율을 받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영남에서 30%의 지지를 받았다"면서 "당선자가 없어서 그렇지 이 정도면 진일보 한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앵꼬가 났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재보선에서 다 떨어져서 배터리가 방전이 됐다"면서 "이것을 충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참여정부 들어서 소득이 줄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어느 계층도 소득이 줄지 않았다"면서 "그리고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하는데, 실상은 상위 계층의 소득 증가 속도가 하위 계층의 소득 증가 속도에 비해서 빠르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한미FTA에 대해서도 "FTA로 국민 9할이 이득을 볼 것이다. 그렇다고 피해보는 1할을 무시하자는 건 아니다. 서로 협력하면서 극복해야 될 문제"라며 "농업 분야는 10년간 유예 기간을 뒀는데, 10년이 지나면 우리 농업도 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애써 변명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3000명 파병에 그쳤고 전투병이 아닌 대민지원부대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한나라당이었으면 아마 1만명은 파병했을 것"이고 말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또 "한나라당이 이유도 없이 발목 잡을 때가 있다. <조선> <동아>도 계속 흔들었다"면서 "내가 살아있는 것이 가끔은 신기하다"고 말했다.

노사모 회원 앞에서 한 산상 연설

40여분 동안 노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동안 노사모 회원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이날 노 대통령의 연설은 사실상 노사모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이었다.

노사모 회원들은 무등산 중머리재과 장불재에 도착하는 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허벌나게 사랑합니다" 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노무현" "노무현" 연호를 외치며 환영했다. 노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도중 박수를 치거나 "맞아요" "아니예요"라고 맞장구를 치며 지지의사를 보내기도 했다.

"여러분들 (남들이) 내 얘기(비판)를 하면 반박할 것이 없었죠"라고 말하자 노사모 회원들이 "아니오"라고 외쳤다. 노 대통령은 "그러니깐 왕따당하죠"라고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좋은 산에 와서 정치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데"라고 했고 노사모 회원들은 "아니에요,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날 등산에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정찬용 전 인사수석,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 안희옥 광주 YWCA사무총장, 양철호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등이 동행했다.

노 대통령은 등산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등산에 앞서 노 대통령은 무등산 초입에 있는 '의재미술관'을 들러 10여분간 관람을 했으며 증심사에도 들렀다.

등산 초입에 붕어빵을 판매하는 노파가 "붕어빵 드시라"며 붕어빵을 건네자 노 대통령은 반을 잘라 부인 권양숙씨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등산 도중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걸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등산을 한 후 광주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오찬을 한 후 상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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