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장애인부모회 등 18개 장애인단체 소속 회원들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시장은 '장애아 낙태'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먼저 제 기사 내용의 앞부분에 다음과 같이 밝힌 문장이 있습니다.
"본문을 쓰기에 앞서 나에 대해 밝히자면, 36년 전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뇌병변장애를 입은 장애인이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물론이요 정치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지 장애아 낙태발언에 대해 문제가 된 소지가 무엇이며 이를 문제 삼아 투쟁 아닌 투쟁을 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서이다."
이는 곧 제 개인 생각을 밝혔음을 뜻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주 다양하게들 해석하시더군요. 이 또한 제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혹자들은 저를 마치 한나라당 옹호(?) 아르바이트라도 하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시며 악성 댓글과 메시지를 남겨 주셨습니다만, 그것 역시 제가 신경쓸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 기자님 말씀대로 장애아 낙태 문제를 지적하다보면, 당연히 현행 관련 복지법들과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시선부터 바뀌어야 함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련법이 개선되면 장애아를 출산해도 지금과 같이 양육하는 데 힘들지는 않을 테니까요.
박 기자님 기사 내용 중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고통 없는 삶은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입니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옳으신 말씀입니다만, 장애인이 받는 고통의 아픔이 비장애인이 겪는 일상적인 고통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관련 일을 하신다니 이해하시리라 생각하네요.
박 기자님이 제 기사를 읽고 느끼신 문제는 제가 장애인 낙태 문제만 놓고 기사를 썼다고 생각하시거나 이 전 시장의 본뜻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에서 비롯된 것 같고, 제 기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신 것도 그런 차원인 듯합니다.
개인 생각 밝히고자 한 기사였을 뿐
위에도 밝혔듯이 저는 문제의 근원을 장애아 낙태가 아니라, 사회의 관련 복지법을 개선하고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부터 우선적으로 바꾸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전 시장의 한 마디 발언을 문제 삼아 기사화하면 정치적으로는 이슈가 되겠지만, 정작 우리 장애인과 관련된 그 무엇도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툭 터놓고 얘기해 볼까요? 이번 장애아 낙태 발언을 문제 삼아 열심히 투쟁한 장애인들에게 이 전 시장이 사과는 했다고 하지만 ,박 기자님 기사대로 만족할 수 없는 사과 아니었습니까? 그러는 동안 이 전 시장은 더욱 각 매스컴에 알려져 실보단 득이 더 있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걸 언론 플레이라고 하나요?
거듭해서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제 기사는 단순히 장애인인 제 처지에서 제 생각을 말하고자 했을 뿐이지 전혀 정치하고는 연관지을 생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 기준으로 볼 때 우리 장애인이 너무 한 발 앞서 소리를 높이는 것 아닌가 싶어 넌지시 우려한 것뿐입니다. 그렇게 문제가 커져봤자 이 전 시장 측의 인지도만 커질 뿐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누가 됐든 현행 사회 관련 복지법은 계속 개선되어야할 부분이므로 지금 낙태 발언에 우리 장애인이 힘을 소비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뿐이며, 제 기사의 취지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고자 함이었기에 정치 쪽으로 이해하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 기자님이 제 기사를 읽고 반론하고 싶은 개인적인 생각이 들듯이, 제 기사 또한 제 생각을 밝히고자한 기사였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사에도 때론 개인 주장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디 서로 오해 없길 바라며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제 글에 관심을 보이고 반론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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