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소중한 가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지처가 되어줄 수 있어야

등록 2007.05.21 17:37수정 2007.05.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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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이 무슨 새지?"

집사람의 호들갑스러운 말에 그곳을 바라보았다. 날씬한 유선형의 몸매를 자랑하면서 비행하고 있는 새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슨 새인지 얼른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곳이 바닷가인, 갈매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갈매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새였다. 그러니 눈이 동그래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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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 정기상

이곳은 곰소항(전북 부안군 진서면)이다. 생선이 싱싱하고 값이 싸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포함하는 변산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어 풍광이 수려하고 절경을 이루는 곳이 많아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하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투명한 오월의 햇살이 파란 하늘을 눈부시게 만들고 있었다. 그곳을 마음대로 비행하고 있는 새는 몸놀림이 유연하고 그 빠르기가 대단하였다. 시선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그 속도가 대단하였다. 윤이 나는 새카만 색깔로 깃털을 이루고 날아가는 모습은 마음을 잡는데 아주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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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여행 ⓒ 정기상

"제비다."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입에서 튀어나왔다. 제비라는 말에 집사람은 아니라고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고 있었다. 제비가 저렇게 작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동의를 받지 못하는 눈은 더욱 집중하게 되고 자세하게 관찰하게 되었다. 날아드는 곳을 따라가니, 시멘트 건물 지붕 아래에 집을 발견할 수 있었다.

틀림없는 제비와 제비집이었다. 이미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어미 제비들은 새끼들을 먹이기 위하여 분주하게 집을 드나들고 있었다. 교대로 아기 새를 돌보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운 수가 없었다. 제비 가족의 아름다운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짐승도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실천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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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제비 사랑 ⓒ 정기상

제비를 본지가 참 오래되었다. 어렸을 적에는 제비가 아주 흔하였다. 고향의 초가집이었던 우리 집에도 매년 빼놓지 않고 제비가 집을 지었다. 떨어지는 배설물로 인해 곤혹스러운 일을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비가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급기야 아예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모두가 사람들이 자초한 결과였다. 환경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자연을 파괴해 나감으로 인해 제비가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제비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비행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만큼 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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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가정 ⓒ 정기상

제비의 비행을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인식하게 되고, 제비집을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가정의 화목함을 배우게 된다. 제비나 사람의 삶에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된다. 가족이란 서로 의지처가 되어줄 때 행복해질 수 있다. 책임 전가나 욕심만 부리게 되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자식은 부모에게 의지하고 부모는 자식들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형제끼리 욕심을 앞세우다 보면 가정의 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노령화 사회로 접근해 가는 시점에서 가정의 소중함이 아주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이다. 제비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의지처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하겠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부안군 곰소에서 촬영(07.5.20)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부안군 곰소에서 촬영(07.5.20)
#제비 #전북 부안 #곰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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