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내가 가진 아트 노하우 담았죠"

2년간 '즐겁게 예술가 되는 법' 집필..."감수성 높은 여성, 아티스트 도전을"

등록 2007.05.23 11:54수정 2007.05.2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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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먼타임스

[채혜원 기자] '1. 비행기표 2. MP3 3. 파티 티켓 4. 아틀리에 일주일 이용권'

지치고 피곤한 삶 때문에 축 늘어져 버린 당신의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이 선물을 준다면 어떤 것을 고르겠는가. 아티스트 이상은은 망설임 없이 '아틀리에'를 택한다.

흔히 예술가들의 작업장을 뜻하는 아틀리에(atelier). 이상은에게 아틀리에는 자신의 방이기도 하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일본 오키나와의 작업실이기도 하며, 그녀가 좋아하는 홍대 앞 카페 '무대륙'이기도 하다. 이제 또 하나의 아틀리에가 생겼다. 바로 그녀의 에세이집 '이상은 Art & Play-예술가가 되는 법'.

영국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유학하며 뮤지션으로, 화가로, 시인으로 활동해온 아티스트 이상은(37)이 옷, 가구, 액세서리를 직접 만드는 방법부터 감수성을 높이는 방법, 아트를 놀이로 즐길 수 있는 방법까지 모두 공개한 일기장 같은 책이다. 그녀의 옷장에는 입지 않고 버려두었던 네 벌의 옷을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추다 만든 원피스와 입지 않는 여름 탱크톱과 너무 커서 못 입는 티셔츠를 이어서 만든 재활용 드레스가 있다. 벽 한쪽은 그녀가 영감을 얻은 잡지 사진들로 도배되어 있고, 전등에는 액세서리가 전시돼 있다.

'아티스트 이상은이 알려주는 예술가가 되는 법'이 총망라되어 있는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 그만큼 그녀가 간직해오고 지금도 하고 있는 아트에 대해 모두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실 쉽게 예술가가 되는 길이란 없습니다. 저도 새 앨범을 낼 때마다 피투성이가 되고, 몇 년간 돈 없이 해외에서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산 속에 숨어 지내기도 하고 아픈 사랑에 몸도 던져봤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오로지 즐거운 과정만 담았습니다. 예술은 '놀이'이기도 하니까요."

그녀가 공개하는 감수성 키우는 비법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홍대 앞 돌아다니기, 책 모으기, 여행, 인터넷으로 외국 음악방송 듣기 등.

1988년, 18살의 나이에 '담다디'란 곡으로 데뷔한 후 스무 살 되던 해 돌연 일본으로 떠났던 그녀. 권모술수가 판치는 대한민국이 싫었다고 한다. 그렇게 떠난 일본에서 7년을 꼬박 음악만을 목표로 공부했다. 그 후 뉴욕으로 건너가 혼자 3장의 앨범을 만들고 일본 회사에 취직했다. 또 예술적 소양을 더욱 키우고 싶어서 미대를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아티스트가 되어 돌아왔다. 1995년 발표한 6집 '공무도하가'는 한국 100대 음반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제 그녀는 19년 동안 12장의 정규 앨범과 6개의 싱글 앨범을 낸 중견 가수다. 그녀에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과정에서 열심히 노력했다면 항상 100% 이상 만족한다. 아트는 점수를 매길 수 없는 것이며, 과정 자체를 존중해야만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저는 여성 아티스트예요. 지금처럼 아무도 저를 건드리지 않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면 여성 감수성이 많이 나와요. 그건 남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이죠. 제가 예쁜 가사를 쓰고 예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여성이니까 가능했던 것입니다. 앞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잘할 수 있는 그 섬세함을 살려나갈 생각이에요."

'담다디'를 불렀던 그 소녀와 너무 달라진 서른일곱의 이상은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아티스트다. 그녀의 열세 번째 앨범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상은 #우먼 #여성 #담다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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