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에서는 박근혜가 인기 최고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 대선주자 총출동

등록 2007.05.24 16:15수정 2007.05.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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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처님오신날인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대선 예비주자들이 합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천정배 의원, 손학규 전지사, 이명박 전시장, 정동영 전장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부처님오신날인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대선 예비주자들이 합장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천정배 의원, 손학규 전지사, 이명박 전시장, 정동영 전장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 사진공동취재단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열린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시장, 박근혜 전 대표, 고진화 의원,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지사, 열린우리당의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신기남·김혁규 의원, 김두관 전 장관,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의원, 민주노동당의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 등 거의 모든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했다.

2000명이 넘은 신도들이 모인 이날 조계사 법요식에서 대선주자들 중 가장 환영을 받은 사람은 박 전 대표였다. 불교쪽에서 그의 강세를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었다. 정동영 전 의장도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조계사에서 보니 스타는 확실히 박근혜 대표더라"라고 말했다.

조계종측은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등 각당 대표들을 맨 앞줄에, 둘째줄과 셋째줄에 대선주자들의 자리를 마련했다. 김근태 전 의장, 박근혜 전 대표, 정동영 전 의장, 이명박 전 시장, 손학규 전 지사, 천정배 의원 등의 순이었다.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중간에 앉아 있던 정 전 의장이 양쪽에 "자리를 바꿔드릴까요"라고 제안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박 전 대표는 행사에 앞서 대웅전 앞으로 이동할 때부터 두드러지게 큰 박수와 악수, 폰카공세를 받았다. 법요식 중 참석인사들의 헌화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행사를 마치고 퇴장할 때는 악수를 청하는 신도들이 몰리면서, 조계사를 빠져나가는데 애를 먹을 정도였다. 특히 고령의 여성신도들의 반응이 두드러졌다. "박근혜 인기가 최고네"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a 2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이 끝난뒤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악수하려는 인파가 몰려들어, 박 의원이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2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이 끝난뒤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악수하려는 인파가 몰려들어, 박 의원이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명박은 기독교, 박근혜는 불교에서 강세

일반국민 지지도에서 박 전 대표를 상당한 격차로 앞서고 있는 이 전 시장도 조계사내 이동과정 중에 박수와 악수 요청이 이어지고 연호가 터져 나왔지만 박 전 대표에 비해서는 열기가 떨어졌다.


법요식이 끝난 뒤 대구의 동화사로 이동하기 위해 조계사를 빠져나가는 이 전 시장에게 많은 신도들이 몰렸다. 이 전 시장을 중심으로 원모양이 만들어지면서, 이 전 시장이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조금 뒤 박 전 대표가 나오면서, '박근혜 만세'를 외치는 몇 번의 연호와 함께 더 큰 원이 만들어졌다. 조계사 입구 피켓시위를 벌이던 황우석 박사 지지자들은 "박근혜님 줄기세포 찾아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정치인 중 가장 늦게 조계사에서 나온 손학규 전 지사도 적지 않은 악수요청을 받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장로인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봉헌'발언 등으로, 기독교계에 비해서는 불교쪽 지지가 약한 편이다. 이 전 시장의 대선후보 지지도가 48.9%로 였던 지난 16일 <문화일보> 조사에 따르면, 이 전 시장 지지 응답자 중 기독교 신자는 53.8%, 불교는 45.4%, 가톨릭은 42.2%, 무종교 48.7%로 나타났다.

반면 박 전 대표는 불교계의 지지도가 높다. 같은 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도는 22.4%였으나, 불교쪽은 이보다 10.2%가 높은 32.6%, 가톨릭 23.0%, 기독교 14.6%, 무종교 21.4%였다. 박 전 대표는 가톨릭계열인 서강대를 다니면서 율리아나라는 이름으로 세례도 받았고, 지난 2005년에는 동화사에서 '선덕화'라는 법명을 받았으나, 특별한 종교생활을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무종교다.

비한나라쪽을 보면, 손학규 전 지사는 기독교, 정동영 전 의장은 가톨릭, 김근태 전 의장은 종교가 없다. 민노당의 권영길 의원은 가톨릭이고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의원은 무종교다. 그러나 우리 종교문화의 특성상 다른 종교들과도 이런 저런 인연들을 맺고 있다.

a 2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이 끝난뒤 이명박 전시장이 손을 흔들며 신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이 끝난뒤 이명박 전시장이 손을 흔들며 신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조계장 총무원장이 대선주자들에게 던지는 지도자론

이날 법요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화쟁(和諍)의 공동체 영위' 등 대선주자들을 향한 것으로 보이는 봉축사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위장된 탐욕으로 권력이 된 보수! 무모한 분노를 의로움이라 부르짖는 진보! 사견을 최고의 기준이라 내세우며 겸양할 줄 모르는 지식인! 이들이 바로 진보한 인류의 지혜로운 전통을 훼손하는 후진의 무리들입니다.

대중을 애호하여 그들의 사랑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지혜로운 지도자! 의로운 비평은 이해와 설득 그리고 자애심이 바탕인 줄 아는 유연한 진보! 대중의 고통이 내 지식의 무한한 지평선인 줄 알고 고군분투하는 대비의 지성들! 이들이야말로 진보유산을 짊어지고, 화쟁하는 공동체의 실재 상속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a 2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이 끝난뒤 시민들이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자, 경호원이 제지하고 있다.

2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이 끝난뒤 시민들이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자, 경호원이 제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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