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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회 ⓒ 조찬현
여수의 전복 전문점 남경을 23일 예기치 않게 찾아가게 되었다. 꽤 이름이 알려진 곳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다.
하루 전, 선소 앞 개도막걸리 집에서 오문수 선생과 임현철씨를 만나기로 선약을 했었는데, 그들이 예정에 없었던 그곳으로 안내한 것이다. 우린 코스별로 이어지는 전복정식을 맛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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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갖가지 맛보기 해산물 ⓒ 조찬현
신선하고 맛깔스런 갖가지 음식들, 은근히 마음에 부담이 느껴진다. 오늘 주머니도 얇은데 이게 도대체 얼마나 하는 거야? 가격을 물을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먹고 보자.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데 까짓 거.
오도독~ 꼬독꼬독, 나오는 음식마다 신선함과 깔끔함이 으뜸이다. 맛 또한 일품이다. 촌놈의 입맛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전복을 직접 생산, 신선도와 가격경쟁력에서 한 수 위
화양면 안포리에서 직접 전복을 생산하는 이 집은 생전복만을 사용하며, 신선도에서도 타 업소에 비해 한 수 위다. 또한 가격경쟁력과 전문성까지 갖췄다. 전복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종휘 대표가 껍질이 얇고 살이 두툼하면서도 크기도 알맞은 전복만을 골라 사용하므로 먹기에 아주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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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철씨 정면을 보세요. 오문수 선생 ⓒ 조찬현
"2년 전 가슴을 도둑맞았어요." (오문수 선생)
"집에 도둑이 들었나요?"
"2년 전에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겪었어요. 그 아픔이 세상 보는 눈을 뜨게 했어요. 그때부터 글을 쓰게 된 겁니다. 그때 내 인생에 숨어 있던 1인치(글쓰기)를 찾아낸 겁니다. 또한 임현철 이 친구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아픔으로 가장 힘들어할 때 곁에서 지켜줬어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를 듣고 있던 이소리 시인은 "글쓰기는 마약과 같아서 못 빠져나갑니다"라며 좋은 글 많이 써달라고 당부한다.
"이제는 풀 한 포기도 그냥 스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의 빛과 그림자도 같이 보입니다. 글을 쓰면서 내게 큰 변화가 온 겁니다. 이건 행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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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 내장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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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구이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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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 찜 ⓒ 조찬현
전복회는 전복에 칼집을 넣어 예쁘게 썰었다. 전복의 싱싱함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전복회는 무채를 곁들여 먹으면 신선함이 어우러져 그 맛이 배가된다. 전복요리 중 가장 으뜸이 아닐까. 쌉싸름한 내장의 맛도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아주 꼬들꼬들 하네."
하나같이 침샘 자극, 푸짐하고 넉넉함이 1인분에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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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 찜의 부드러운 풍미에 배추김치의 새콤함이 어우러지니 그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 조찬현
전복구이와 찜이 나온다. 대하도 선보인다. 전복구이는 쫄깃함에 고소함까지 깃들어 있다. 찜은 배추김치에 싸서 먹어야 제 맛이다. 아주 부드럽다. 부드러운 풍미에 배추김치의 새콤함이 어우러지니 그저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한 입에 입안 가득한 포만감까지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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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을 구워 따끈한 철판에 내온 철판구이 ⓒ 조찬현
모든 음식이 하나같이 침샘을 자극한다. 주방에서 미리 구워 따끈한 철판에 내온 철판구이는 따끈함에 부드러움, 감미로움까지 느낄 수 있다. 이제 다 나왔다 싶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메뉴인 아작아작 씹히고 고소한 가자미생선가스와 대구뽈찜, 닭고기를 먹는 느낌의 쫄깃한 부드러움의 참치턱살이 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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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죽에 나오는 기본 찬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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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죽 ⓒ 조찬현
너무 배가 불러 이제 더 이상 별걸 줘도 못 먹겠다 싶을 때 녹두빛깔의 전복죽이 나왔다. 전복 내장을 많이 넣어 푸른빛이 돈단다. 부담 없이 한 그릇을 해치웠다.
전복죽의 맛? 직접 드셔보시라. 밥알이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든다. 죽 속에서 건져낸 꼬들꼬들 씹히는 전복은 먹는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인심 좋게 듬뿍 넣은 전복과 내장의 풍부함이 커다란 만족감으로 다가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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