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마쓰오카 도시가쓰 농수산상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목매 자살한 가운데 사진은 2006년 9월 농수산상으로 임명된뒤 총리 관저에 도착하는 마쓰오카 도시가쓰.(자료사진)AP·연합뉴스
일본에서 현직 각료가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 의혹이 불거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28일 정오경 도쿄 미나토구의 중의원 의원기숙사에서 마쓰오카 도시카쓰 농수산상이 목을 매달아 있는 것을 비서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마쓰오카 농수산상은 인근 게이오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2시경 사망했다.
일본에서 현직 각료의 자살은 처음 있는 일이지만, 현직 국회의원이 자살한 사례는 전후 7차례나 된다. 지난 2005년 자민당 소속 나가오카 요지 중의원 의원이 자살했고, 1998년에는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검찰 출두를 앞두고 있던 자민당 아라이 쇼케이 중의원 의원이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패전 전에도 1943년 당시 도조 히데키 정권과 대립했던 나카노 세이고 중의원 의원이 헌병대에서 취조를 받은 직후 할복자살한 사례가 있다. 1945년 12월 전범 용의자였던 고노에 후미마로 전 총리는 미군정청 출두 직전에 할복자살 하기도 했다.
마쓰오카 농수산상은 이날 오전 10시경까지 기숙사에서 비서와 함께 있었다. 이후 외출할 예정이었지만 정오가 돼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비서가 경호원과 함께 들어가봤더니 거실 문에 끈을 연결해 목을 매달고 있었다는 것.
마쓰오카 농수산상은 최근 자신의 정치자금관리단체가 사무실 운영비와 광열비 등의 지출을 불투명하게 처리하고, 농수산성 산하단체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은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야당으로부터 거센 추궁을 받아왔다.
그는 임대료가 들지 않는 의원회관에 사무실을 뒀으면서도 정치자금 수지보고서에 전기료와 수도료로 2005년까지 5년간 2880만엔(약 2억2천만원)을 지출했다고 기재해 의혹을 샀다. 또 사무실 임대료로 기재된 연간 약 2500만~3300만 엔에 대해서도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마쓰오카 농수산상은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한 채 대응에 고심해왔다. 구마모토현 아소시 출신인의 마쓰오카 농수산상은 돗토리대 농학부를 졸업한 뒤 농림수산성에 들어가 국토청 과장보와 임야청 공보관 등을 거쳤다.
1990년 중의원에 첫 당선된 뒤 6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아베 총리 내각 발족 시 첫 입각했다.
이번 마쓰오카 농수산상 자살은 발족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베 내각의 문제점을 거듭 드러내는 사건으로,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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